▲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2020창원민주영화제 GV 현장, 씨네아트 리좀 입구, 2019 국제레지던시 결과전 모습.

도내 유일 '예술영화관' 운영
카페·전시장·게스트하우스까지
국제교류 통한 지역예술 선도
자체 기획전·영화전도 이어가



추운 겨울, 예술에 목마른 이들을 위해 아름다운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이 도내에 있어 화제다.
 
마산 창동예술촌에 위치한 '에스빠스 리좀' 속 '씨네아트 리좀'은 도내 유일의 예술영화전용관이자 '전국에서 예술영화를 가장 많이 상영하는' 영화관이다. 예술영화전용관이란 독립영화·예술영화·제3세계 영화 등, 다양성 있는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을 의미한다. 전국에 총 15개의 예술영화전용관이 있으며 이중 7개가 서울 지역에 위치해 있다. 그 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씨네아트 리좀'은 경남 지역 영화인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로 도민들의 호응을 얻어왔다.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는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씨네아트 리좀의 장점은 무엇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지역에서 만나기 힘든 예술영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1개의 상영관과 51개의 좌석을 갖췄으며, 주당 상영 횟수는 약 40회 정도다. 이곳에서 1년간 상영하는 영화는 300편에 달한다. 이는 경남 전체 상영 편수의 약 23%에 달하는 수치이다. 상영되는 작품들은 매주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 중 깊이 있고 가치가 높은 영화로, 씨네아트 리좀의 운영진들이 직접 선정한다.
 
그러나 이곳은 단순한 예술영화전용관을 넘어 예술과 소통의 가치를 지향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 도민들의 삶에 향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5주년을 맞은 씨네아트 리좀은 2015년 그 첫발을 내디뎠다.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창조함으로써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을 선도하는 전문예술단체 'ACC프로젝트'가 에스빠스 리좀을 설립·운영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에스빠스 리좀은 지하 1층 씨네아트 리좀을 포함해 3층 '갤러리 리좀', '비스트로 리좀'과 4층 '게스트하우스 리좀'을 포함한 공간 전체를 뜻한다.
 
철학적 용어로 사용되는 '리좀'은 '경계 없이 수평적인 관계 맺기'라는 뜻으로, 다원화·국제교류·관계성을 중요시하는 에스빠스 리좀의 정신을 대표하는 용어이다. 문화·예술·관광·인문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국제문화예술교류를 실현하고 지역민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에스빠스 리좀의 목표다.
 
또한 △부마민주영화제 △최현 회고전 △창원민주영화제 등 자체 기획전과 영화전을 통해 시대정신을 고민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짐으로써 깊이 있는 예술을 전달하며 다양한 포럼·세미나·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특히 에스빠스 리좀의 주요 사업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입주 공간을 제공, 창작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예술에 힘을 더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돼 시각예술, 공연예술, 문학과 영화 등 다양한 작업을 발표해왔으며 특히 외국의 작가들을 초청해 마산의 역사와 문화를 녹여내는 작품을 도민들에게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렇듯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으로 지역민과 예술을 잇는 에스빠스 리좀은 현재 '프랑스 문화원' 개소를 앞두고 있다. 한국의 예술과 프랑스의 예술을 함께 이야기위한 방법으로 마련된 것이다. 물론, 영화계에서 인정받거나 미래지향적 가치를 담은 예술·독립영화 상영을 통해 도내 유일 예술영화전용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낼 예정이다.
 
에스빠스리좀협동조합 하효선 대표는 "차라리 수도권에서 예술영화관을 운영하고 활동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문화예술의 명맥을 이어가는 일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을 위한 공간이 자리를 지키는 것과 아예 사라지는 것의 차이는 무척 크다"며 "코로나19로 영화계 전반이 침체되고 있지만, 사실상 영화관람 자체는 '비대면 문화'에 가깝다.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킨다면 안전하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영화는 자기 자신의 내면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예술이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시기일수록, 영화와 같은 예술의 빛이 발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역시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과 영화로서 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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