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간 자리를 지켜오던 동네 작은 약국이 최근 프랜차이즈 카페로 바뀌었다. 반가움보단 씁쓸함이 밀려왔다.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같은 지역에서 작은 중국집이 사라지고 카페가 들어서거나, 슈퍼마켓이 편의점으로 바뀐 일이 있었다.
 
일종의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이다. 외부인이나 거대자본이 유입되면서 원래 살던 주민들이 바깥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이나 대도시에서 주로 나타나던 현상이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김해지역 역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이 힘들다고 하지만, 영세한 상인들과 대기업이 느끼는 어려움은 그 무게감이 현격히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영세상인들도 지금까지는 '어렵다, 힘들다' 하면서도 어떻게든 정부의 재난지원금, 선결제운동 등 국가·지자체의 각종 지원과 개인의 노력으로 버텨왔다. 하지만 이제는 한계에 마주치고 '항복'을 선언하는 상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지 꼭 1년이 된 시점이다. 
 
도시재생사업이나 착한 임대인 운동이 지역 곳곳에서 진행되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젠트리피케이션은 늦출 수는 있어도 막을 수는 없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당 등이 지역에 늘어나는 것은 시민으로서 반가워해야할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감정이 든다. 
 
오늘은 유난히 커피가 쓰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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