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소중한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먼저 눈에 들어온 문장이다. 우리가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재물과 명예보다도 인간이라는 말, 봄 향기처럼 아득히 울려퍼지는 이 고귀한 말은 내게 영혼의 울림과도 같았다.
 
이 책 '위대한 만남'은 세계적인 명사들의 운명적 만남과, 국내 저명인사들의 만남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1973년, 일본 사가현에 살던 16세 소년이 도쿄로 올라와 일본 맥도널드의 최고경영자 후지타 덴을 찾아갔다. 1주일 동안 경비실에서 쫓겨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소년은 결국 후지타 덴을 만났다. 세계적인 CEO를 꿈꾸던 소년은 미래에는 인터넷과 소형 컴퓨터의 시대가 올 거라는 조언을 듣고,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 공부를 한 뒤 일본으로 돌아와 '소프트뱅크'를 세웠다. 손정의 씨와 그의 멘토인 후지타 덴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윈스턴 처칠과 알렉산더 플레밍의 운명적 만남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영국 런던 템즈강에서 수영을 하던 한 소년이 급류에 휘말려 익사할 위기에 처했다. 지나던 한 농부가 소년을 구해주었다. 소년의 할아버지가 농부에게 "손자의 목숨을 구해줬으니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이에 농부는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아들이 한 명 있는데, 가난해서 대학에 못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소년의 할아버지는 농부의 아들을 성 마리오 의과대학에 보내주었는데, 농부의 아들은 194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는 세계적인 미생물학자가 되었다.
 
한편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소년은 26살의 젊은 나이에 하원의원에 당선되었고, 1940년 5월 영국의 수상에 올랐으니, 그가 바로 윈스턴 처칠이다.
 
얼마 후 처칠은 폐렴에 걸려 위독한 상태에 빠진다. 당시는 폐렴의 치료약이 없어 폐렴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기적과도 같은 일이 발생했다. 세균학연구를 했던 농부의 아들이 페니실린을 발견하여 처칠의 폐렴치료에 성공하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알렉산더 플레밍이다. 어른들의 인연이 다음 세대까지도 이어지는 위대한 만남을 이야기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어떤 만남을 가장 위대한 만남이라 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관점이 다를 수 있겠지만 작은 이웃과의 만남이라도 소중한 만남, 때로는 위대한 만남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 책을 나처럼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자녀를 둔 지인들에게 많이 소개하고 선물하기도 했다. 만남이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필연처럼 어느 날 멋진 만남이 다가오기도 한다. 인생은 개인경기가 아니라 단체경기이며, 혼자 빛나는 별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살아오면서 만난 좋은 인연들의 소중함을 다시 새기게 되었다. 내 아이들과의 만남, 힘들 때 용기를 주었던 좋은 친구와의 만남, 그리고 십 여 년 전 '진영 감꽃독서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책이 주는 즐거움과 만난 것을 감사한다.
 
데카르트의 주옥같은 글귀가 책과 만난 나의 행복을 말해주는 듯하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났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은 것이다."
 
벚꽃비가 내리는 이른 봄날 오후,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들을 만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도서관으로 향한다.


>> 권필예 씨
1967년 경북 영덕 영해 출신. 진영도서관 감꽃주부독서회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에는 회장을 맡아 일했다. 책이 주는 즐거움과 일 년에 두 번씩 문학기행을 가는 재미에 푹 빠져서 살고 있다. 무료급식소와 진영도서관에서 기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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