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한 겨울 추운 날씨도 아닌데 소아과 외래와 병동은 감기에 걸린 아이들로 북적인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의 뒤늦은 감기 증상에 당황하기 일쑤다. 신종인플루엔자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자녀의 가벼운 감기 증상에도 '혹시나 큰 병이 아닐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겨울철에 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늦추위와 아침 저녁 일교차가 큰 요즘 더 잘 발생한다. 이는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와 관계가 깊다. 아이들이 봄철에 쉽게 걸리는 대부분의 질환은 주로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포근해진 날씨는 바이러스가 왕성히 번지기에 더없이 좋고,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을 공격하기 쉬운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새 학기를 맞아 친구들과 접촉하고, 야외활동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다.
 
감기 증상과 관련해 잘못된 인식 중 하나는 발병 시 열이 펄펄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열보다는 콧물, 재채기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열이 나도 미열 수준이다.
 
바이러스를 소멸시킬 수 있는 특별한 치료약이 없으므로, 콧물과 열을 막기 위한 주사와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대부분 항생제는 쓰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합병증 치료를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콧물을 멈추게 하는 약, 기관지 확장제, 심한 기침을 가라앉히는 약 등을 복용하도록 한다.
 
아이가 장기간 감기약을 먹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을 것이다.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사용하는 약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 용량과 용법, 부작용 등이 자세히 밝혀져 있어 제대로 쓴다면 오래 복용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감기의 합병증 중 하나인 중이염은 최소 열흘 정도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귀가 아픈 증상이 사라졌다고 약을 끊으면 경우에 따라 재발돼 청력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소아 감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예방이다. 평소 손을 잘 씻게 하고 미지근한 식염수를 분무기에 담아 하루 3~4회 정도 아이 손에 뿌려주자. 호흡기를 통한 감염을 막아주는 방법이다. 또 유치원이나 학원,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하며, 감기에 잘 걸리는 경우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하도록 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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