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량과 자외선 가장 많은 계절
물 많이 마시고 보습제 충분히
외출 후 귀가 땐 손발·얼굴 씻어
황사먼지·꽃가루 등 제거해야
야외활동 땐 자외선 차단제 필수
비타민C 많은 야채류 등 도움

옛말 하나.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 옛말 둘. '봄볕에 그을면 보던 님도 몰라본다.'
 
시어머니의 구박과 고운님의 야속함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봄은 피부 건강에 가장 해로운 계절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하염없이 따스하고 포근한 게 봄볕이지만 실은 일사량과 자외선이 가장 많다. 또한 봄에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꽃가루와 황사먼지가 날려 피부건조증과 각종 피부 알레르기 질환이 쉽게 발생한다. 봄철에 피부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 피부건조증
봄철 공기 중의 수분은 다른 계절에 비해 15%가량 줄어든다. 피부는 기온 변화나 습도에 민감한데, 수분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세포 재생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피부의 탄력이 줄어들어 당기거나 주름이 많이 생긴다.
 
특히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신체활동이 적어 신진대사가 떨어지게 되고 피부가 건조해진다. 결과적으로 연약한 눈가와 입 주위에 잔주름이 늘어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피부건조증은 피부장벽의 손상을 일으켜 알레르기 물질 침투를 용이하게 해 가려움증이 생긴다. 결국 건성습진 같은 피부질환이 유발된다.
 
이 같은 증상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수분 공급이다. 체내에 충분한 수분 공급을 위해서는 하루 8잔(1.5ℓ가량) 이상의 물을 마셔야 한다. 이렇게 피부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면 각질층의 수분 함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내온도는 18~22℃,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해 하얀피부과 최진혁 원장은 "얼굴을 씻거나 샤워를 할 때는 피부 온도보다 약간 낮은 미지근한 물이 좋으며, 수건이나 목욕타월로 피부 때를 벗겨내는 것은 오히려 피부 장벽의 손상만 유발시키므로 피해야 한다"며 "간단한 샤워 후에는 수건으로 닦은 뒤 물기가 마르기 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피부 청결
20대 중반의 박정혜(가명·여·삼방동) 씨는 봄이 괴롭다. "봄만 되면 땀과 피지가 많아지고 피부 트러블 때문에 화장을 해도 들뜨니까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그의 하소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인관계도 엉망이 되죠. 친한 친구들도 만나기 꺼려하게 되고… 한마디로 은둔형 외톨이가 되고 말아요."
 
봄에는 기온 상승에 따라 겨울동안 닫혀 있던 땀샘과 피지선이 활성화된다. 이때 땀과 피지가 과다분비되고, 황사먼지와 꽃가루가 날려 피부염이나 각종 피부 트러블에 쉽게 노출된다. 이런 상황에서 피부가 깨끗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지루피부염, 모낭염 등이 자주 발생하고, 이런 피부염이 너무 자주 발생하면 안면홍조증, 염증 후 색소 침착 같은 후유증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귀가 즉시 간단한 샤워를 하거나 얼굴, 손발 등을 깨끗이 씻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진혁 원장은 "일반적인 비누를 포함한 피부 청결제는 알칼리성이어서 표피의 투과성을 증대시키기 때문에 피부 자체의 보호기능을 파괴하거나 각종 피부 질환을 쉽게 유발시킬 수도 있다"며 "따라서 피부와 유사한 약산성 또는 중성 비누를 사용하거나 일반 비누 또는 피부 청결제를 사용할 경우 알칼리성 성분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씻어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 피부 최대의 적 자외선
봄철 자외선은 얼마나 강할까. 답은 '겨울보다 1.5배 가량'이다.
 
나들이나 운동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에는 그만큼 자외선에 노출될 일이 많기 때문에 피부화상이나 기미, 검버섯, 주근깨 등 색소 침착과 피부노화가 촉진된다. 또 피부 탄력을 관장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파괴돼 주름이 쉽게 생긴다.
 
외출을 앞둔 15~30분 전에는 얼굴을 비롯해 노출되기 쉬운 신체 부위에 자외선차단제를 충분히 발라주고, 야외활동 중에도 가능한 한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자외선차단제가 자외선을 모두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모자나 마스크, 양산 등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돼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거나 화끈거리면 노출을 최대한 차단하고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얼음주머니 마사지, 찬물 샤워, 냉타월 찜질 등이 효과적이며 물집이 생겼을 경우 자외선에 의한 화상이므로 터뜨리지 말고 최대한 빨리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진혁 원장은 "일광화상으로 물집이 생기면 가능한 한 벗겨내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손상된 표피가 외부로부터 세균 침투도 막아주고 피부 재생에도 도움을 줘 색소침착이나 흉터가 생길 확률을 감소시켜 주기 때문"이라며 "피부 표피가 벗겨질 경우 밀봉요법으로 치료하면 합병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균형잡힌 식습관으로 피부관리
비타민C는 멜라닌 색소 형성을 억제해 주고 활성산소를 제거해 피부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 브로콜리, 시금치, 당근, 오이, 고추, 파프리카, 달걀 노른자, 치즈, 생선 등에 비타민C가 많다.
 
나른해진 기운도 북돋워주고 피부 건강에도 좋은 봄나물을 많이 먹는 것도 좋다. 신진대사도 원활해 지고,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을 보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표고버섯은 눈가의 기미, 잔주름, 거친 피부 등에 좋고 딸기, 오미자 등도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며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도 봄철 피부관리에 중요한 포인트다.








도움말=하얀피부과 최진혁 원장 피부과 전문의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