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활동 지방에는 '드문드문'
스펙도 수도권 집중현상 심화
지방에선 사비 들이며 하기도
가입비 요구하는 단체 생겨나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넣으려고 하고 있어요. 남들도 다 하는데 안하면 뒤쳐지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어요."
 
본격적인 상반기 취업 시즌을 앞두고 지방대 졸업 예정 학생들이 돈 내고 스펙을 쌓은 이른바 '원정 유료 대외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방대 졸업예정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시장을 돌파하려면 스펙 쌓을 곳도 기회도 없는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굳이 돈까지 내면서 대외활동 경험을 쌓아야 하냐는 주변의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방에는 대외활동 소식 '깜깜' = 일반적으로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쌓는 스펙에는 학점, 동아리활동 등 교내에서 가능한 부분과 대외활동 등 학교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으로 나뉜다. 이중 대외활동은 기자단, 봉사단 등의 활동을 하는데 기관·기업 등 시설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주로 이뤄진다. 이 같은 활동을 원하는 지방대생들은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며 소요되는 시간, 비용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스펙 쌓기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공모전·대외활동 정보 공유 사이트인 '위비티'에 올라온 최근 대외활동 공고 가운데 지방대생이 참여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프로그램은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지난 5일 기준 공공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활동은 최근 30건 가운데 17건이 수도권 활동 조건이 붙었다. 반면 민간 기업에서 주최하는 활동의 경우 대다수가 수도권 지역에서 이뤄졌다. 오프라인으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월 1회 이상 서울지역에서 열리는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사실상 지방대생들은 참여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다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발대식 등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생겨나 지방대생 참여가 어느 정도 수월해졌지만 현실적 수요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역의 대학생 송 모(22) 씨는 "창원에서 서울까지 왕복 10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이를 감수하고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면서 "활동을 끝내고 거둔 성과는 수료증 한 장이었다"고 말했다.
 
거리상 한계로 휴학계를 낸 지방대생도 있다. 오며가며 쏟아 붓는 시간과 비용을 거주지에 투자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김 모(24) 씨는 "은행에서 하는 대외활동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며 "참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휴학하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밝혔다.
 
 
◇유료 대외활동도 등장 = 최근에는 이 같은 활동을 시작하는 조건으로 가입비 또는 활동비를 요구하는 단체도 늘고 있다. 적게는 1만 원부터 많게는 5만 원까지 요구한다. 참가비를 요구하는 단체 측에서는 "활동을 위한 기자재 물품, 공식 행사 비용 등으로 100% 사용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학생들은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활동에 참여한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들이는 비용에 비해 만족도가 낮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해지역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공급은 한정적인데 수요는 많으니 유료 대외활동에 눈길이 간다"며 "요즘 인턴도 경력 있어야 뽑는 곳도 많다보니까 수요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대외활동은 필수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대체재를 탐색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한 취업컨설턴트는 "대외활동이 취업에 일정부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도 "대외활동은 실무에는 사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 지원하기 전 숙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