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사진관에서 졸업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졸업생. 최인락 기자


지역 대학 졸업식 줄줄이 취소
졸업 사진 촬영에 사진관 몰려
“추억 남기는 것도 부담된다”



#1 어방동에 거주하는 박 모(26) 씨는 부산지역에 있는 대학교에서 학업을 마쳤지만 졸업사진은 거주지 근처 사진관에서 찍기로 했다. 학과에서 학위수여식 취소로 학위복 등 졸업식 용품 대여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보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졸업사진 촬영에 8만 원의 예약금을 냈다"며 "인생에 한 번 있는 대학교 졸업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2 부산시 동래구에 거주하는 김 모(24) 씨는 김해지역의 대학교를 졸업했다. 이달 초에는 '학교에서 졸업용품을 대여한다'는 알림을 받았지만 방역 등의 문제로 신청을 포기했다. 대신 김 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집 근처 사진관에서 졸업 사진을 찍기로 했다. 그는 "캠퍼스에서 부모님께 학사모를 씌워드리고 사진 찍는 게 꿈이었지만 불가피하게 사진관에서 대체하게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지역의 사진관 등에 따르면 대학교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사설 스튜디오를 찾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대학교에서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 주는 졸업용품을 이용해 졸업생들이 직접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방역문제로 대부분의 졸업식이 취소된 가운데 졸업생들이 직접 스튜디오를 찾아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대체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학교 인근 사진관에서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시간대에 촬영이 어려울 정도로 졸업사진 특수가 형성되고 있다. 김해지역의 한 사진관 관계자는 "요즘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사진촬영이 어려울 정도로 졸업생들이 몰리는 편"이라면서 "1년 전,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됐을 때와 비교하자면 손님이 30~4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졸업생들에게는 이마저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졸업사진 촬영에 드는 비용이 적게는 5만 원부터 많게는 10만 원을 웃돌기 때문이다. 통상 이 금액에는 학위복·학사모 대여료, 사진 촬영 비용 그리고 액자까지 포함된다. 액자를 뺀다고 하더라도 금액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액자 값이 일반적으로 1~2만 원정도로만 책정돼서다. 
 
졸업생들은 "졸업을 했더라도 취업을 못한 경우가 많은데, 큰 금액을 지불하면서 추억을 남기는 것은 부담"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졸업식을 취소한 대학가에서는 졸업식 당일, 학위복·학사모 등 졸업용품을 최소한으로 비치해 대여하고 있다. 1벌 당 5000원의 비용을 받은 인제대는 총 4일에 걸쳐 723명의 졸업생에게 졸업식 용품을 빌려줬다. 가야대와 창원대의 경우 별도의 금액 없이 용품 대여를 진행한 바 있다. 
 
졸업생 밀집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관련해 한 대학 관계자는 "졸업식 용품의 하루 대여 인원을 최대 200명으로 제한했다"면서 "단과대학별로 대여일자를 나눠 진행해 밀집도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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