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록 김해뉴스 독자

평생 주식 근처에는 가지 않으리라는 나의 다짐이 무뎌진 것은 작년 3월이었다. 당시 코로나 19위기로 증시가 폭락한 후 각종 백신, 치료제 등 의약품을 기점으로 개별 주식이 일제히 상승했다. 코로나19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돈을 풀기 시작했다. 정부의 반복된 부동산 규제로 투자심리가 점점 증권시장으로 몰렸다. 
 
여기저기서 주식 투자로 좋은 수익을 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쩌면 바이러스가 가져운 이 위기가 투자의 관점에서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었다.
 
결국 몇 가지 원칙을 세운 뒤, 주식시장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그 원칙은 △주식 투자 상한가 정하기 △없어도 상관없는 여윳돈으로 투자하기 △떨어질 때 사고, 오를 때 팔기 △분할매수하고, 분할매도하기였다. 
 
1초에도 수없이 오르내리는 호가창을 보고 있으니 불안했다. 오를 때는 돈 벌기가 이렇게 쉬운가, 하며 더 사지 못해 불안했다. 내릴 때는 신세를 한탄하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결정했던 나 자신을 탓했다. 
 
오를 때는 여윳돈을 더 부어 물타기를 하며 추이를 살폈다. 내릴 때는 시간이 지나면 오를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손절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불안감 속에 처음의 원칙은 점점 무너지고 내 마음대로 투자를 이어갔다.
 
투자한 기업과 함께한다는 의식도 없었다. 이것이 투자일까, 투기일까 하는 고뇌의 무게가 커져갔다. 하루하루 등락을 거듭하는 주가지수에 심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느새 돌아보니 초심은 사라지고 탐욕만 남아있는 나를 발견했다. 
 
다시 마음을 다 잡기로 하고 그동안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풍월을 근거로 내 포트폴리오를 돌아봤다. 적은 금액으로 일희일비하는 것이 무의미할 듯하여, 믿음이 가는 종복에 어느 순간 '몰빵'을 했다. 믿음이 통했는지, 예측이 옳았는지 몰빵한 주식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목표한 수익률에 도달했지만 더 오를 거라는 기대에 매도가 쉽지 않았다. 
 
환율이 낮아져 남들따라 미국 주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계속된 부동산 규제로 규제 이후의 상황은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또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으로 화폐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저축보다는 현물에 투자해 화폐의 가치하락에 대응하는 것이 맞는 걸까. 
 
그동안 있는지도 몰랐던 주식시장에 뛰어들며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도 많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게 되었고, 우리나라 경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내일을 옳게 예측한 결과가 오롯이 수익으로 돌아오는 이 구조가 옳은지는 모르겠다. 
 
주식투자로 얻은 수익은 자동차를 바꾸는데 모두 쓰고자 한다. 이 목표를 이루고 나면,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데 말처럼 될지 모르겠다. 청운의 꿈을 안고 나와 함께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미들의 건투를 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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