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동면 화훼정보마을 김윤석 위원장이 화훼농가들의 난방비 부담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한겨울로 접어들자마자 국내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김해지역 화훼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화훼농가들이 겨울철 비닐하우스 난방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면세 경유 가격은 3일 현재 ℓ당 980원으로, 지난해 11월 초 900원대에서 불과 두 달 사이 80원 안팎이 올랐다. 아직 겨울의 초입인데다 기상청이 올 겨울 서너 차례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화훼농가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전국에서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꽃을 재배하는 화훼농가가 가장 많은 대동면의 경우 500여 농가에서 장미와 국화, 거베라같은 작물들을 재배하고 있다. 이들 작물들은 야간에 20℃의 실내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고온작물들로, 통상 9월말부터 이듬해 5월초까지 난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름 값 인상에 화훼농가의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동지역 화훼농가들의 난방수단은 기름이 75%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전기(20%), 연탄(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름을 사용하는 농가의 경우 경유와 벙커A·벙커C유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3만㎡(1구역) 기준으로 하루 평균 200ℓ의 기름이 소요된다. 이를 면세 경유가격 기준 금액으로 환산하면 평균 19만원이 넘는다.

면세유 공급량 해마다 줄어들고, 전기난방 전환도 비용부담 커
정부·지자체도 대책 없이 먼산만 

▲ 며칠째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 값을 감당하지 못해 화훼농가 비닐하우스의 높이 솟은 굴뚝은 침묵만 지키고 있다.
그러나 면세유를 이용한 난방도 갈수록 여건이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가 10여 년 전부터 농업용 면세유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으나,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해마다 면세유 공급량을 줄이는 선에서 기간을 연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비닐하우스 난방용으로 경유를 사용하면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대동지역의 경우 겨울철만 되면 부산과 같은 대도시보다 더 많은 매연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에서 30여 년간 화훼농사를 짓고 있다는 박재형 씨는 "겨울철 비닐하우스 난방으로 발생하는 매연이 농업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지만, 마땅한 대체에너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청정에너지인 전기를 사용할 경우 면세유에 비해 난방비가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초기 설비투자 비용이 2천만 원에 달해 화훼농가들이 선뜻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동지역처럼 대규모 화훼농가에서 전기를 동시에 난방용으로 사용할 경우 전기 공급에 과부하가 걸린다는 것이다. 기름 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한때 연탄을 난방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채산성이 나빠 농가들이 거의 사용을 포기한 상태다.
 
이처럼 매년 겨울철마다 되풀이되는 난방비 문제로 농가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부나 지자체 모두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훼농가들의 소득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총 소득에서 난방비 등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자칫 빚더미에 올라앉기 일쑤라는 것이다. 대동면 화훼정보마을 김윤석 위원장은 "꽃 농사를 잘 지어도 수익은 ㎡당 10만~12만원 수준인데 비해, 고정비용은 7만~8만원을 훌쩍 넘어 남는 것이 거의 없다"면서 "소득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빚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동지역 화훼농가들은 올 겨울 날씨가 큰 한파 없이 따뜻하기만을 빌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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