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하다고 기본적인 권리마저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김해지역 장애인들이 끈질긴 노력 끝에 전용 콜택시 수를 기존 30대에서 50대로 대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장애인 전용 콜택시는 장거리 이동 수단이 전무하다시피한 1,2급 중증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담보해주는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김해지역에 30대가 운행중이다.
 
그러나 5천123명에 이르는 김해시 중증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콜택시의 절대 수도 부족하지만 3부제 운행으로 하루에 이용 가능한 콜 택시는 10여 대 남짓에 불과하다. 또 사고를 당해 일시적으로 휠체어를 타는 사람, 임산부 등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에게는 콜택시 타기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실제 지난 10월30일, 지체 장애 1급 윤준식(53·외동)씨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볼일을 보러 가는 도중에 브레이크가 고장나는 상황에 직면했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콜택시에 전화를 걸었지만 택시가 도착하기까지 3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추운 날씨속에 기다리다 탈진한 윤씨는 결국 119 구급차를 불러야 했다.
 
지체 장애 1급인 조효영(53·동상동)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 달 중순, 조씨는 양산에서 일을 마치고 김해로 돌아오려고 콜택시를 불렀다.
 
그가 콜택시를 호출한 건 오후 11시였지만,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3시간 이상 택시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조씨는 "낮이나 밤이나 평균 3시간은 택시를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으로 김해지역 장애인들은 그동안 전용 콜택시의 증차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급기야는 지난 10월말부터 11월 중순까지 김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속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 5명이 시청앞에서 낮 12시부터 매일 1시간씩 릴레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2012년까지 장애인 콜택시를 50대로 늘리는 것과 현재 24대인 저상버스를 올해 도입 계획대로 39대까지 늘리라는 요구했다.
 
그러나 김해시는 "올해 6월 개정된 '교통 약자의 이용편의 증진법'에 따라 200명에 1대꼴인 26대보다 4대나 더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6개월 이상 장애인들의 요구를 외면해 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지난 11월9일 장애인들의 끈질긴 요구와 논리적인 설득에 김맹곤 김해시장은 마침내 장애인 전용 콜택시 20대 증차에 합의했다.
 
김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효영 소장은 "장애인의 이동권은 학교를 가고, 그래야 취업도 할 수 있는 그들의 생존권과 직결된다"면서 "권리는 적극적으로 찾고 주장할 때 지켜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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