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살아야죠."
 
중국 창춘시가 고향인 진루(25) 씨는 오는 2013년 5월 25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이자 직장인 그리고 대학원생이다.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한국유학을 결심했고, 지난 2007년 가야대에 입학했다. 지금은 소통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만큼 한국 말을 잘하지만 유학 초기만 해도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6개월 동안은 한국어만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대학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점차 실력을 늘려 갈 수 있었다.
 
얼마 전 교수의 추천으로 상동면의 한 조선기자재 업체에 취업한 그는 공부에 욕심이 있어 인제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국제통상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곧 졸업이어서 논문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회사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중국어 통역과 회계 업무입니다. 사장님과 사모님이 좋으셔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학원 공부도 할 수 있어요. 자동차를 주제로 한 졸업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논문을 어느 정도 마무리해야 여유가 생길 것 같아요."
 
남편이 될 남자친구를 만난 것은 대학 때의 일이다. 학비 마련에 보탬이 되고자 중국어 과외를 시작했고, 진루 씨는 그 때 남편이 될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 진루 씨는 스승, 남자친구는 제자였지만 나이는 남자친구가 더 많았다. 서로 호감을 갖게 된 두 사람은 데이트를 시작했고 사랑을 키워갔다.
 
"영화 보고 맛집 데이트도 하고 남들처럼 그렇게 사랑을 키워갔어요. 양가 상견례도 하고, 결혼 날짜도 잡고, 신혼집도 마련했습니다."
 
결혼을 앞둔 그는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시댁 분들은 다 좋으시고 잘 해주세요. 그런데 뭐라할까. 이 사회에는 아직도 편견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외국인 며느리'라고 하면 의례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남자 쪽이 나이든 총각이라든가 소위 인기 없는 결혼 배우자, 못사는 나라에서 온 며느리…. 뭐 그런 것들이죠. 하지만 그런 시선을 받는 건 좀 억울합니다. 남자친구와 저는 '선남선녀'이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어요. 중국에도 잘 사는 사람들이 많고요."

최근 그가 유심히 본 뉴스는 학교폭력에 관한 뉴스였다.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면 다닐 학교잖아요. 우리 아이들이 그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으니까 유심히 보게 되더군요."

진루 씨가 살았던 중국 창춘시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다. '마지막 황제'의 도시로 유명하며, 자동차가 처음 생산된 곳이기도 하다.

"오빠는 여전히 그곳에서 살아요. 한국으로 유학 올 때 부모님도 함께 왔는데, 그래서 덜 외롭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늘 뒷바라지를 해주는 부모님께 감사하죠."

진루 씨가 걱정하는 것은 대학원 졸업 이후다. "(학부에)중국인 친구들이 있어요. 10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그들 대부분이 졸업 후 중국으로 돌아갑니다. 저는 결혼해 한국에 사니까 멀어질 수밖에요. 그땐 친구들이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