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진영도서관에서 책 이야기를 나누던 '감꽃독서회' 회원들이 감꽃보다 예쁜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1998년 창단·23명 활동
매년 가을, 다음해 읽을 책 정해
시·기행기 수록한 책도 펴내

'책의 내용을 기억하려 애쓰지 말고, 다만 기분 전환 삼아 읽는 게 가장 훌륭한 독서법이다. 이런 독서생활은 우리들의 정신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알랭(Alain)의 명언이다.
 
독서 습관은 삶을 여유롭게 하고 생각 또한 유연하게 만든다. 매주 첫째 주 토요일 오전 진영도서관에 가면 책 읽는 기쁨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감꽃독서회' 회원들이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진영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 3층으로 올라가자 어디선가 여성들의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감꽃독서회' 5월 정기모임이 시작된 것이다.(5월 첫째 주 토요일이 '어린이날'이라 이달은 둘째 주에 정기모임이 있었다.) 문화강좌실에는 9명의 회원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들은 저마다 <잠깐 멈춤(고도원 지음/해냄출판사 펴냄)>을 들고 있었다,
 
'감꽃독서회' 회원들은 매년 9~10월께 회원들이 추천한 책 11권과 김해 올해의 선정도서 한 권을 다음해에 읽을 책으로 미리 정한다. 이들은 매달 독서회가 정한 책을 한 권씩 읽고 정기모임을 통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꼭 책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이야기 주제는 자유롭다. 자식을 키우며 느꼈던 점, 남편 자랑, 과거에 대한 회상 등등. 토론 중간중간에 한바탕 와글와글 수다가 이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면 회원들의 얼굴에는 감꽃보다도 더 예쁜 웃음꽃이 피어난다.
 
올 3월 '감꽃독서회'에 가입했다는 허은실(37·여) 씨는 "가입 전에는 어려운 책을 읽는 건 아닌지, 또 토론이 딱딱하게 진행되는 건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모임에 참여해 보니 살아가는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즐겁게 활동하고 있었다"면서 "모임이 기다려지고 때론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감꽃독서회'는 지난 1998년 창단됐다. 당시 '어린이꿈나무독서회'에 참여한 몇몇 주부들이 작은 모임을 만들었고, 김옥숙 진영도서관장이 이들에게 '감꽃주부독서회'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감꽃주부독서회'가 '감꽃독서회'로 바뀐 것은 올해부터다. 이들의 독서모임 활동을 곁에서 지켜보며 재미를 느낀 남성들이 '감꽃주부독서회'의 문을 두드린 것. 총 23명의 회원들 중 3명은 남성이다.
 
김옥숙 관장은 "1998년 진영도서관장으로 근무할 당시 '감꽃주부독서회' 창단을 제안했는데, 2010년에 다시 이곳에 부임해 보니 여전히 독서회가 활동하고 있었다"면서 "무척 놀라웠고 기뻤다"고 전했다.
 
'감꽃독서회'는 지난 2002년부터 연말이 되면 회원들의 글을 엮어 책자로 펴내고 있다. 올해 독서회가 펴낸 책자는 <맛깔스런 감꽃이야기> 11호. 책자에는 독서회 회원들의 산문, 시, 문학기행기 등 다양한 주제의 내용들이 담겨있는데, 내용을 보면 이런 재미있는 글을 진영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다.
 
'감꽃독서회' 김일란(42·여) 회장은 "회원들은 독서회 모임을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자의 삶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하고 있다"며 "진영에 거주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독서회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의/김일란 회장 010-2206-6505. 온라인카페 http://cafe.naver.com/gam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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