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고교생 정책제안 오디션에서 우승한 '아름드리' 팀과 김승현 지도교사.
김해시 고교생 정책제안 오디션 우승
장유고 '아름드리' 팀 참신한 제안

"발표하면서 실수도 있었고, 다른 팀들도 워낙 잘해서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 팀이 저희보다 점수가 낮은 걸 확인했을 때는 그야말로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죠."
 
지난 7일 김해시청 대회의실. 고교생 정책제안 오디션인 '도전!, 우리도 정책프로슈머!' 발표현장에서 우승팀이 확정됐다. 장유고등학교의 '아름드리'가 주인공. 아름드리는 장유고 법동아리인 베리타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2 박재란, 신명기, 신현호, 이하영 4명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오디션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꼭 국립김해박물관을 찾는다는 박재란 양은 그곳에 비치된 시보를 보고 고등학생 정책제안 오디션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 양은 동아리 친구들에게 오디션에 같이 참가하지 않겠냐고 권유했고,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 그들은 오디션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힘든 점 투성이였다. 서로의 가치관이 달라 어떤 방식으로 정책을 풀어나갈 건지 의견을 조율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외국인 노동자 관련 정책과 다문화 정책, 자매도시에 대한 정책 등 시행착오로 엎어버린 내용만 5~6개다. 분야별로 자료를 수집하는 것도 어려웠고, 제한된 시간 안에 자료준비와 발표준비를 하는 것도 힘들었다.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늦은 밤까지 만나 토론을 했어요. 주말도 없이 모였죠. 서류제출 마지막 날이 마침 체육대회였어요. 친구들이 한창 응원하고 있을 때 저희는 아침 일찍부터 만나 계속 내용을 수정했어요. 설문조사지와 같이 내야 해서 급하게 시청까지 가서 접수하고 왔죠." 신명기 군이 말했다.
 
그렇다면 아름드리 팀이 우승을 차지한 정책제안은 무엇일까. 학생들은 '책 읽는 학교, 책 읽는 도시'를 주제로 김해시에서 실행하고 있는 '책두레 제도(타관도서대출반납서비스)'를 확대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름하여 '책나르미 제도'다.
 
이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서적의 수가 적고, 그 중에서도 순수학문 서적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승현 지도교사가 평소 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기를 권유한 것이 아이디어가 됐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 원하는 서적들을 쉽게 빌려볼 수 있도록 기존의 책두레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책나르미 제도의 주 내용이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우승은 값지고 보람 있었다. 거기다 덤으로 상금까지 받았다. "수학여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행비용으로 보태고, 남는 돈은 사이버 외교단에 기부할 생각이에요." 박 양의 말에 다른 학생들은 반 친구들에게도 한 턱 쏴야 한다며 웃었다.
 
아름드리 학생들은 다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당장은 이번 달에 있을 모의재판경연대회 준비로 바쁘다. 오는 8월에 열리는 생활법 경시대회와 한국사능력시험도 준비하고 있고, 사이버 외교관으로도 활동할 계획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그들의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김해시는 이번 고교생 정책제안의 내용을 전 직원에게 알리고 시정에 접목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해 고교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