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살아온 반생을 돌아보면 행복했던 때도 있었지만, 어려운 때도 많았다. 지나고 보니 별 일 아니었지만, 그 당시엔 정말 괴롭고 힘들었다. 죽을 것 같은 갈등과 방황의 시절도 있었다. 그때 나의 혼돈된 마음을 평정시켜 주고, 내가 나를 들여다보며 일어설 수 있게 도와 준 책이 바로 틱낫한 스님의 '힘(Power)'이다. 스님은 이 책에서 "네 안에 이미 힘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힘은 깨어있을 때 자각되고 발현된다고 가르쳐 준다. '깨어있음'이란 이 순간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데, 그것이 바로 자신의 힘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힘을 곧 권력이나 돈, 육체적이거나 물리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신의 힘도 그런 것을 소유했을 때 가능하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이 책은 '현재 자기가 있는 곳에서 자신을 잘 들여다보는 깨어있음을 통해 고요하고 평화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순간순간을 즐기며 삶에 지치지 말고, 불안에 힘을 빼앗기지 말라고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계속 꼬이기만 할 때, 사람과의 소통문제로 갈등이 생길 때, 직장을 잃었거나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났을 때, 문득 인생의 허무가 몰려올 때, 바쁘게 정신없이 앞만 보고 치닫는 나의 모습에 제동을 걸고 싶을 때, 누군가로부터 진정 위로받고 싶을 때, 중대한 결정의 순간에 정확한 판단이 안 설 때, 나는 이 책을 펼쳐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나는 '마음을 다해 사물을 끌어안고 걷기 명상으로 대지의 힘을 온 몸에 실어라'는 말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의 중요함을 느끼고, 걷기 명상을 실천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출신으로 명상가, 평화 운동가, 시인이다. 그는 정치적 망명객으로 프랑스 남부 보르도 지방에 '플럼빌리지'라는 명상 공동체를 설립하고, 웃음명상 걷기명상 꽃명상 등으로 사람들의 고통을 치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스님의 '마인드 풀니스(mindfulness)' 명상법은 차를 정성스럽게 다려 마시는 차 명상, 걷는 것에 집중하는 걷기 명상, 음식명상, 웃음명상, 꽃명상 등 모든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고,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더욱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온갖 복잡한 일들로 스트레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마음 수련서적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이 나에겐 '플럼빌리지'인 셈이다.
 
나는 굳이 1천250 그루의 자두나무가 자라는 플럼빌리지 명상센터에 가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명상이 가능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찰나 속에 존재하는 삶에 완전히 몰입하고 집중하는 순간 나는 나를 자유롭게 하는 힘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것을 통해 나를 치유하고 가족이나 주변사람들과 조화롭고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힘, 현재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힘, 그것은 내 안에 있다고 믿는다.


>>윤영애 가야여성문학회 사무국장
1966년 김해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김해에서 일하고 있는 토박이이다. 현재 김해여성복지회 이사다. 지난 2005년 김해문협 사무국장으로 일했고, 가야여성문학회와 김해여성복지회관 사무국장을 10여 년째 맡고 있다. 각 단체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사무국장직을 두루 맡아 일해 온 김해지역의 문화일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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