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김해의 책' 주제를 '더불어 함께 사는 삶'으로 정하고 난 후, 큰 부담이 없으면서도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마음에 와 닿는 감동이 큰 책이 선정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선택할 때는 서가에 꽂힌 걸 우연히 발견해 읽는 경우와 어떤 목적을 갖고 책을 찾아 읽는 경우가 있다.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목적을 갖고 읽은 책이다.
 
일견 화사해 보이지만 밝지 않은, 약간은 쓸쓸한 느낌이 드는 표지와 다정하게 끌리는 제목의 <두근두근 내 인생>. 나는 책을 읽을 때 표지를 먼저 꼼꼼하게 살펴본다. 책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를 일별한 뒤 표제지와 목차까지 한숨에 읽는다. 그리고 뒷표지의 추천사까지 살펴보고, 한 숨 고른 뒤에 다시 프롤로그부터 읽어 내려간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요량으로 택한 책이었는데, <두근두근 내 인생>은 책장이 넘어갈수록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다. 작가의 글 솜씨에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서인가?
 
"인생이란 알 수 없는 신비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이 든 어린 영혼이 건네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책장이 바삐 넘어간다. 남은 부분이 얇아지면 얇아질수록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읽는 일을 멈출 수 없다"고 쓴 소설가 성석제의 추천사에 공감이 갔다.
 
이 책은 현재 김해에서 릴레이독서가 시작됐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책 내용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빨리 늙는 병을 앓고 있는 소년 아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다른 사람보다 훨씬 빠른 속도의 세월이 찾아온 몸을 가지고 있는 아름이는 마음도 넓고 깊다. 위로받고 보호받아야 할 아름이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감싸안으며, 따뜻하게 마음을 나눈다.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 다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안을 얻고, 누군가가 들려준 의미있는 말 한마디를 멘토로 삼아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에 더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서로를 향해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이 우리 속에 이미 존재한다는, 그런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이 '김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면 했다. 재미도 있고,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함께 읽어도 무방한 책을 고르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 그런 마음을 나만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다행스럽게도 몇 달에 걸친 선정 작업 끝에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이런 말을 건네고 싶다. "위로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로해 주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내가 가진 것들이 세상 사람들이 가진 것에 비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차미옥 씨는
1961년 경북 상주 출신. 1986년 사서직공무원으로 시작, 현재 김해시 도서관정책과 계장으로 근무 중이다. 사서를 천직으로 생각하며 퇴직 후에도 도서관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역시 사서직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남편과,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아들과 함께 사서가족이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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