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놀다 보니 아이에게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도 있더라구요."
김해 장유에 사는 주부 윤미란(37) 씨. 롯데마트 장유점 문화센터에서 아이가 들을만한 수업을 찾다 우연히 '예술 놀이터'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적당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아이가 수업만 듣고 오면 즐거워 하는 게 아닌가. '예술 놀이터'는 단순히 놀기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아이들의 노는 과정이 하나의 결과물로 도출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림책과 동요로. 대상은 취학 전인 4~6살 어린이들이다.
■ '예술 놀이터' 수업은 어떤 수업?
"아이들과 단순히 놀이를 하는 프로그램은 많죠. 하지만 그 놀이가 결과물이 되어 나오는 프로그램은 드물어요." '달나라에 사는 곰돌이'의 박선아 스토리텔러가 말했다. '달나라에 사는 곰돌이'는 '예술 놀이터' 수업을 진행하는 팀이다. 이 수업에는 아동극, 음악, 미술 등을 전공한 선생님들이 함께 참여한다.
아이들은 문 틈 사이로 선생님들을 훔쳐보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얼른 들어오고 싶은 모양이다. 한 선생님이 들어오라 손짓하며 문을 열어주자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면서 교실 안으로 밀려든다. 바닥에는 비눗방울이 볼록볼록 튀어나와 있다.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꼭꼭 눌러 터트린다.
"반가워요. 우리, 오랜만이죠?" 각자 자리에 앉은 아이들 6명이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기 시작한다. 엄마, 선생님, 친구들과 사이좋게 인사를 나눈 후 수업이 시작된다.
첫 시간에는 아이들이 낯을 가리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 놀이를 한다. 신문지에 싫어하는 것을 적고 찢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찢은 걸 모아 눈으로 뿌렸다가, 공으로 만들었다가, 뜨거운 감자로 변신시키기도 한다. 싫어하는 걸 단지 찢어버리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놀이인 것이다. 이처럼 놀이에 이야기를 넣어주면, 아이들은 쉽게 싫증내지도, 지겨워하지도 않는다.
■ 아이들과 그림책 만들기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그림을 그린다. 자유롭게 병아리도 그리고, 고양이도 그리고 돼지도 그린다. 짜잔, 동물 친구들이 탄생했다. 이렇게 각자가 그린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든다. 아이가 자신이 그린 그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코를 누르면서 돼지가 되기도 하고, 깡충깡충 뛰면서 토끼가 되기도 한다.
이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갈등구조를 일으키는 인물을 만든다. 예컨대 손가락 괴물이나 녹색 괴물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놀이의 전 과정이 그림책을 만들 때 재료가 된다.
그림책은 지금까지 놀았던 이야기를 정리하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적절하게 편집해 만든다. 이렇게 해서 제작된 책의 제목은 <내가 더러워? 시끄러워?>. 동물친구들이 빙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는데, 음식 냄새를 맡은 괴물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을 보자마자 아이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바쁘다. 엄마가 이 소중한 그림책을 읽어주기까지 하니 더 신나고 재미있다.
■ 아이들과 동요 만들기
동요는, 그림책을 제작할 때 재미있는 부분을 선택해 노래 가사로 만들면서 이루어진다.
기본적인 가사가 나오면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음을 토대로 작곡가가 편곡을 해서 반주를 만들어온다. 그러면 노래방에서처럼 아이들이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하는데, 그걸 녹음하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동요가 탄생한다. 나도 가수가 되는 순간이다.
이번의 동요는 길을 가다 잘 넘어지는 친구를 위해 만들었다. 아이들은 친구에게 '넘어져도 괜찮아, 일으켜 줄게'라는 가사를 들려줬다. 아이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등장하는 노래를 들으니 신기하기만 하다. 덤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해 그림책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언제 어디서든 아이들의 동요를 들을 수 있다.
예술놀이터 교사 창작팀 <달나라에 사는 곰돌이>
아동극·음악·미술 전공 창의적 사고 수업 진행 … e-book으로도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