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구제역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8일 오전 호계로 사거리 부근 가락IC방향 지하차도에서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차가운 날씨 때문에 방역 약품이 얼어붙어 쌓여 있다. 김병찬 기자 kbc@
지난해 연말부터 전국의 축산 농가들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는 구제역이 새해 들어서도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해지역은 안전지대인가?'라는 불안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경기도와 강원도에 이어 충청도까지 휩쓸면서 전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그러나 김해를 비롯한 경남지역의 경우 아직까지 단 한 건의 구제역 의심 신고도 없는 상태라서 폭풍전야와 같은 불안감마저 감지되고 있다. 김해의 경우 한림과 생림면 등 1천여 농가에서 22만3천여 마리의 우제류(소와 돼지, 양 등의 가축) 가축이 사육되고 있다. 이 중 한우와 육우가 2만3천여 마리, 젖소 2천여 마리, 돼지 19만7천여 마리 등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해시는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해 11월30일부터 김해축협 가축시장을 전면 폐쇄하는 한편, 12월 31일자로 김해시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4억5천만 원(시비 3억, 도비 1억5천)의 긴급 예산으로 방역약품을 구입해 축산농가에 배포하고 고속도로 나들목과 국도변 등 시내 14개 지점에 방역통제소를 설치해 축산농가간 이동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또 소독차량을 동원해 축산 농가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축산 관련 단체와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밖에도 축산 농가에 SMS(휴대전화 단문 메시지 서비스)를 활용한 구제역 발생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는 한편, 유동 인구가 많은 신년 음악회와 해맞이 등의 대형행사를 모두 취소하는 등 구제역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속도로 나들목과 국도변에 방역통제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나, 정작 차량의 이동이 많은 주요 길목엔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차량들이 그대로 통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와 김해시의 경계를 이루며 하루에도 수천 대의 차량들이 드나드는 국도 14호선 김해교(선암다리)와 불암동에서 부산 강서구 식만동으로 이어지는 지방도에는 아예 방역통제소가 없다. 또 창원시 동읍에서 진영으로 진입하는 국도 14호선에도 방역통제소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대해 김해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재 설치된 방역통제소만으로도 충분히 차량 방역을 할 수 있다"면서 "고속도로 나들목과 국도변 주요 길목에 방역통제소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추가 설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무리 차량과 사람의 이동을 철저히 막고 방역을 한다고 해도 현재 추세라면 언제 구제역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방역당국의 백신 접종이 효과를 보여 구제역이 수그러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더욱 답답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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