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밀(주) 손출배 대표가 자동차용 6단 Auto T/M 유압 솔레노이드 밸브 부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가운데 우리제품이 안 들어간 자동차는 단 한대도 없습니다."
 
자동차용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정밀(주) 손출배 대표의 말이다. 자동차용 Auto Transmission(6단) 유압 솔레노이드 밸브 부품과 조향장치, 현가장치 등의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2001년 창립 이래 9년 만인 지난해 매출 245억 원을 달성한, 급성장하는 회사다.
 
대학에서 전자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손 대표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전 세계로 확대되자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과감한 설비투자를 했던 것이 주효했다. 당시 주위 사람들 모두가 자살행위라고 말렸지만 손 대표는 세계경기가 회복되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설비에 투자했다. 손 대표의 예측은 그대로 맞아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는 빠른 시일 내 회복되면서 주문이 급증했다.
 
또 자동차시장의 개발과정을 미리 예견한 것도 한국정밀이 단시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한 요인이다. 4~5년 전 4단 자동변속기가 대세를 이룰 때 6단 변속기 개발에 몰입했다. 지금은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6단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한국정밀은 8단 변속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한국정밀의 추진 동력은 핵심 싱크탱크인 '부설기술연구소'에서 나온다. 5명의 연구원들이 밤낮 없이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손 대표도 최근 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해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뒤늦게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를 묻자 손 대표는 "공부는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정밀(주)은 지난해 1월1일 'HC-356'이라는 비전 선포식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HC-356은 'Hidden Champion'의 약자로 3D와 5정, 6S정신으로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3년 내 회사를 명품화하고, 5년 안에 매출 500억 달성과 6년 안에 코스닥에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강소기업이 되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일만사(一萬死)'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에 품질을 확보하지 못하면 손실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대규모 리콜사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 회사는 품질제일주의를 내세우며 경영의 투명성과 직원들의 교육을 강조한다. 손 대표는 창업하기 전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육이란 교육은 다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자비를 들여 여름휴가 기간 동안 일본 자동차업체에서 교육을 받은 적도 있다. 개인의 발전이 곧 회사의 발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손 대표는 또 매월 관리직원들에게 2권씩의 책을 선물하고 독후감을 받는다. 책을 통해 다양한 지식과 간접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하는 책의 종류도 베스트셀러에서부터 소설과 시집, 유머집 등 다양하다. 특히 매주 월·화요일은 전 직원들이 마당에 모여 체조를 통해 몸을 풀면서 안전의식을 다지는 아침조례를 실시한다. 사장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을 가지기 위해서라고 한다.
 
손 대표는 "기업은 혼자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이 사는 길은 사람에 대한 투자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128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한국정밀(주)은 지난해 제2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올해 300억 원의 매출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제품이 정밀한 Ball Stud(조향·현가장치 핵심부품)류이기 때문에 제품의 청정도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는 고객 불량률 제로(Zero)PPM 달성과 낭비(Loss)요소 제로(Zero) 실현, 현장 중심의 건강한 기업문화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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