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만 폭주 현장 직접 가보니

김해시가 지난 2009년 12월부터 총 169억 원(국비 60%, 도비 20%, 시비 20%)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 중인 장유면 대청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하천 공사로 인해 흙탕물이 계속 흘러내려 친환경 하천의 기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생태하천조성사업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살펴봤다.

▲ 공사가 진행 중인 대청천 중류구간. 하천 물은 탁했고, 소음과 분진이 상당히 심했다.

■ 탁한 물이 고여 있는 상류
대청천 상류지역인 무계교에서 계동교 간 2.5㎞ 구간은 생태하천조성 공사가 대부분 완료된 곳이다. 먼저 김해시가 상류지역에 조성한 인공 물놀이장 2곳을 가봤다. 김해시는 인공 물놀이장을 만들면서 수로관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물길을 막아두었다. 이 때문에 하천의 물이 고여 있었고, 육안으로 보기에도 탁했다. 하천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자연석은 보이지 않고 누런 토사가 쌓여 있었다. 하천 물을 손으로 떠 비벼보았더니 미끌미끌했다. 물 흐름이 극히 완만해 녹조가 생긴 것이다.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장유사 입구 다리 밑에는 물이끼가 가득했다. 악취는 심하지 않았지만 생물이 살기에는 부적합해 보였다. 주민 김완섭(40) 씨는 "2년 전만 하더라도 상류구간은 물이 맑아서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했었는데, 공사가 완료된 지금은 하천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지저분해 사람들이 찾질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 이정현(40) 씨는 "공사 과정에서 하천 주변의 자연석들이 인도용 바닥에 사용됐고 하천 바닥에 있던 자갈이 제거됐다"며 "대청천 상류는 자연 그대로 두는 게 더 나았다"고 말했다.

상류 수로관 한곳 제외 물길 막아 인공물놀이장 2곳 녹조 생겨 외면
중·하류 공사지역엔 소음·분진 곳곳 형성 웅덩이 콘크리트 범벅
낙차보 높고 다리설치도 미지수


■ 콘크리트 가루로 뒤덮인 중·하류
대청교 아래쪽 일부 구간에서는 하천 측면의 콘크리트 벽을 허무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대청천 중·하류지역의 사정은 동일했다. 공사 현장에서는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오가며 분진을 만들어 내고 있었고, 공사 차량의 소음과 암석을 쏟아내는 소리로 뒤섞여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다. 이 구간 역시 물이 흐르지 않고 웅덩이처럼 고여 있었다. 콘크리트 가루가 물 속에 내려앉아 물은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중류 구간 인근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 주인들과 주민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소음과 분진 피해 등을 감수하고 있었다. 공사현장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임덕순(55·여) 씨는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여름에도 문을 닫고 생활해야 해 주민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며 "공사기간이 아직 몇 년 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까지 고통을 감수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 주민의사 반영해야
대청천 중류에는 10곳의 낙차보가 있다. 주민들은 중류부의 하천 수위가 얕은데 반해 낙차보는 높아서 은어가 상류로 올라 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해시는 낙차보 보수를 완료하기도 전에 매년 1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대청천에 은어를 방류했다. 지난달에도 은어 8만 마리를 풀었다. 주민들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시를 비난했다.
 
중류부에 설치될 다리도 논란거리이다. 김해시에서는 당초 주민설명회 때 다리 3곳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들어 징검다리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대청천이 당초 김해시가 제시했던 조감도의 모습처럼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시는 지금부터라도 주민들의 불편과 의사를 적극 반영해 공사를 진행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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