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김해시청 앞에서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안경사 모임의 강태규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회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해시
김해·창원·진해·마산 안경사 모임
어려운 학생 위해 안경나누미 선행
십시일반 회비 모아 시력 교정
또렷한 세상 보여줘 뿌듯한 마음

 

중학생 누나와 함께 시청을 찾은 한 초등학생은 접수카드를 작성하고 시력교정에 필요한 눈 데이터부터 촬영했다. 그 다음 안쪽에 마련돼 있는 장소에서 숫자와 그림을 열심히 맞추며 정밀시력검사를 했다. "잘 안보이지? 조금 어지러워도 적응해서 안경 쓰고 다녀야 해." 시력검사를 위해 안경 도수를 이리저리 맞춰보던 안경사가 말했다. 그렇게 담당 안경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학생은 자리를 옮겼다. 테이블 위에 안경테들이 촘촘하게 놓여 있었다. 수많은 안경테 중 어떤 것을 쓰면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이것저것 써보면서 거울을 보고 한번씩 웃어봤다. 그 학생은 결국 파랗고 얇은 안경테를 선택했다.
 
보통의 안경점 풍경과 같지만, 이곳은 김해시청 1층에 위치한 만남의 광장이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시청 내에 일일 안경점이 문을 열었다.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안경사모임'에서 김해 희망복지지원단과 연계해 김해시 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EYE-LOVE 안경나누미' 사업이었다. 각 주민센터에서 미리 소개받고 온 100여 명의 학생들이 이곳을 찾았다.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안경사모임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안경나누미 행사를 한 지도 어느새 16년째다. 처음에는 안경사들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알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만든 단체였지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기부하자는 데 뜻을 모아 이 행사를 함께 시작했다.
 
"안경사가 전문직이잖아요. 저희가 가진 재능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자는 의견이 모아져 1년에 한군데씩 이렇게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안경사모임의 강태규(35) 회장이 말했다.
 
김해, 창원, 진해, 마산의 안경사들이 모여서 만든 이 모임은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모아 꼬박 1년을 모은 뒤 어려운 학생들의 시력교정 재료비로 쓰고 있다. 회원은 모두 36명. 인근 지역을 돌아가면서 봉사 활동을 하는데 올해는 김해와 그 인연이 닿았다.
 
일반 안경점에서 쓰는 기계들을 공수해오고, 패션에 민감한 학생들을 위해 400여 개의 안경테도 준비했다. 안경알을 가공할 수 있는 기계를 갖춘 버스도 준비돼 있어, 특별히 주문을 해야 하는 안경 외에는 대부분 빠른 시간 내에 완제품을 받을 수 있다.
 
한 달에 쉬는 날은 겨우 4번. 그 중에서도 주말에 쉬는 경우는 2번 정도다. 쉬는 날도 반납하고 모인 안경사들은 학생 한 명이라도 더 도와주기 위해 예정된 시간보다 훌쩍 넘은 시간까지 행사를 진행했다.
 
"때로는 안경을 고칠 돈이 없어 부러진 안경다리를 반창고로 동여매고 다니는 학생들도 옵니다. 그럴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죠." 강 회장은 신체에서 눈이 중요한 부분인 만큼, 잘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렇다면 행사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없었을까. "크게 아쉬운 점은 없습니다. 거창하게 하는 행사가 아니라 최대한 저희들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만큼만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안경사모임은 이러한 봉사활동을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EYE-LOVE 안경나누미' 사업은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안경사 모임과 김해시 희망복지지원단과 연계해 실시하는 지역사회복지 자원발굴사업으로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관이 함께하는 네트워크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