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나의 가장 큰 화두는 '행복'이었다. 예전의 나는 행복했을까? 지금 나는 행복한가? 먼 미래의 나는 행복할까?
 
10개월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정신없이 보내고 난 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늦은 나이인 26살에 군대를 가게 되었다. 군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앞에서 전전긍긍하던 시절, 운명처럼 다가온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넓은 시각으로 인생을 바라보게 만든 지침서였다. 또한 내가 이루고자 했던 삶은 무엇인지, 지금도 나에게 꿈이 남아 있는지, 나는 지금 무엇을 좇아 살아가고 있는지, 제대 후 어떤 교사가 될 것인지 등 많은 고민들을 안겨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양치기 산티아고와 함께 여행하며, 자신만의 신화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산티아고는 열여섯 살 때까지 신학교를 다녔다. 그의 부모는 그가 신부가 되길 바랐지만, 산티아고는 아버지에게 세상을 두루 여행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신부가 되면 산티아고의 이름으로 헌금하려 했던 스페인 옛 금화 세 개를 산티아고에게 주면서 양을 사라고 말한다. 금화를 건네는 아버지의 눈은, 당신 역시 세상을 떠돌고 싶다는 걸 말하고 있었다. 물과 음식, 그리고 밤마다 누릴 수 있는 안락한 공간 때문에 아버지는 자신이 찾고 싶은 보물을 가슴 속에 묻어버려야 했던 것이다.
 
산티아고는 양치기가 되어 마을과 초원을 떠돌다 '살렘의 왕'이라 자칭하는 노인을 만난다. 그 노인은 양 6마리를 받고는, 표지를 따라가면 피라미드 근처에 보물이 있다고 일러준다. 수많은 고난 끝에 산티아고는 마침내 연금술사를 만나 자신의 신화를 찾아가는 여정을 마치고 보물을 찾게 된다. 보물이란, '바로 옆에 항상 보물이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문제는 양들이 새로운 길에 관심이 없다는 거야. 양들은 목초지가 바뀌는 것이나 계절이 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지. 저놈들은 그저 물과 먹이를 찾는 일밖에 몰라."
 
"하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런지도 모르지. 나만 해도 그 소녀를 알게 된 이후로는 다른 여자 생각은 안하니까"
 
나는 그때, 젊은 시절의 꿈은 쪼그라들고 남의 이목과 익숙한 것이 주는 편안함에 길들여진 팝콘장수와 산티아고가 키우는 양들의 모습에서,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행복하기 위해, 자신의 보물을 찾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피라미드를 찾아가는 주인공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돈, 명예, 행복, 건강 등 사람마다 가치를 두는 보물은 다 다를 것이다. 다만, 누구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나의 보물을 찾는 여정을 멈추지 않는다면, 더 소중한 보물을 가슴에 품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어두운 때는 해가 뜨기 바로 직전이다." 지금의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괴롭고 짜증나더라도 조금만 더 힘을 내어 견디면 마침내 해가 뜰 것이다. 행복이 곧 찾아오리란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쉽게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개그맨 이경규의 좌우명 "이 또한 지나가리라"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나는 <연금술사>를 통해서 그런 가치관을 갖게 되었다.


>>전병훈 씨는
1978년 김해 출신. 구봉초, 김해중, 김해고, 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했다. 삼방초등학교에서 4년 근무했고, 생림초등학교에 5년째 근무 중이며, 2011년부터 생림초등학교 연구부장을 맡고 있다. 생림초등학교는 2011년 교육과정 우수학교·2011년 경남 특색교육 추진 우수학교에 선정됐다. 현재 두 딸을 위한 그림 동화책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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