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의 명물, '새벽시장'으로 갑니다. 부원동 옛 시외버스 터미널 자리에서는 매일 새벽부터 대략 오전 11시 정도까지 '새벽시장'이 열립니다. 온갖 싱싱한 채소류들이 저마다 손짓을 합니다.

물론 모양이 예쁜 감이랑 자태가 훌륭한 무 따위들은 트럭을 타고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 가버렸습니다. 하지만 새벽시장에서는, 약간은 못 생긴데다 햇빛을 많이 받아 빨간 과일, 햇빛을 덜 받아 약간 푸른 과일 따위들을 시중의 절반가격에 살수 있답니다. 그날 일진이 좋을라치면 시골 할머니가 직접 키운 커다랗고 잘 생긴 과일들을 저렴하게 살 수도 있습니다.

▲ 김정연씨가 김해시 부원동 새벽시장에서 싱싱한 무를 고르고 있다.
오전 7시 쯤에는 '다시 밭으로 가려고 하는'-채소류가 너무 싱싱하면 우리는 이런 표현을 쓰지요?-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무가 제 철입니다. 무 한단(7~8개 정도)을 4천~5천원에 살 수 있는데, 파장 무렵(8시반 이후)에는 3천500원에도 살 수 있습니다. 파장 무렵의 가격은 무 파는 아저씨 맘이니까요.
저는 무를 두단 사서 한단은 동치미를 담급니다. 한단은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무청과 하얀 부분 사이 푸른 부분은 신랑이랑 배처럼 깎아 먹습니다. 시원하기도 하고, 위에도 매우 좋다지요. 나머지로는 무밥, 깍두기, 무생채, 무국 따위를 해먹습니다.

저는 무를 살 때 반드시 푸른 무청이 달린 무를 삽니다. 무청 속의 여린 부분은 깍두기와 함께 절여 담고, 동치미 속에도 몇 개 넣습니다. 그 외 푸른 잎은 소금 물에 잠깐 담가 건져서 그늘에 말려두었다가 겨우내 푸른 채소를 대신해서 씁니다. 무청은 비타민, 섬유질이 풍부해서 무청 나물무침을 해 먹어도 되고, 아님 시락국, 감자탕 따위에 넣어서 끓여 먹으면 아주 좋지요.

아, 참. 굴도 요즘이 제철입니다. 아주 싱싱하네요. 이 놈은 '바다로 가려고' 하네요.
5천원 어치만 사면 바로 초장에 찍어먹어도 되고, 남으면 굴전, 굴국밥 등으로 3, 4인 분의 신나는 아침을 준비할 수 있어요.
요리를 좋아하는 주부라면 제철 무와 굴이 무척 반갑겠습니다.
 

*좋은 무 고르는 방법
동치미무를 고른다. 무는 기본적으로 모양이 동그랗고, 겉이 매끈하며, 몸통에 가로줄이 나 있는 게 튼튼하고 맛이 있다.

*좋은 굴 고르는 방법
가장자리의 선이 까맣고 선명해야 한다. 탄력이 있어야 하며, 크기는 너무 큰 것보다는 중간 정도가 맛있다.  김정연
 
 
*김정연씨는 20년 가까이 식당 일을 하고 있다. 한동안 김해시청 부근에서 '동궁정'이란 이름의 식당을 운영하면서 '집밥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요즘은 한림의 한 회사에서 사원들에게 밥을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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