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어지럼증은 누구나 평생 몇 번은 경험을 하는 것이다. 차멀미나 배멀미처럼 뒷목이 뻣뻣하고, 속이 거북하면서 미식거리고, 토하는 경우가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며, 마음이 불안하고 몸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고, 걸을 때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거나 중심을 잡을 수 없고, 심한 경우 내 몸이나 주위가 빙글빙글 돌아 눈을 뜰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이런 모든 증상을 어지럼증이라 한다. 이런 모든 증상이 일시적으로 혹은 반복되는 경우도 있으며,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어지럼증을 한의학에서는 현훈(眩暈)이라고 하는데, 동의보감에서는 '현운(眩暈)이 중풍(中風)의 시초(始初)'라고 여긴다. 중풍이 발병하기 직전에 나타나는 전조증 뿐만이 아니라 어지러운 증상 자체를 풍으로 보는 것인데,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상태에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중풍이 올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어지러움증은 기(氣)와 혈(血)이 허(虛)하거나, 담음(痰飮), 풍(風), 화(火) 등으로 인해 생기게 된다.
 
마르고 검은 사람은 체질상 혈(血)이 부족하고 콩팥의 기능이 약해서 어지럼증이 생긴다. 심장이 화와 관련 있듯이, 콩팥은 물을 주관하는 오장이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엔진은 심장, 기름탱크와 냉각수는 콩팥이라고 할 수 있다. 혈(血)과 콩팥이 허하면 물의 기운이 약해지는데(콩팥의 물기운을 신수기(腎水氣)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화를 제어할 능력이 많이 떨어지므로 조그만 충격에도 화가 많이 생기게 된다.
 
희고 뚱뚱한 사람은 기(氣)가 부족하고 습담(濕痰)이 많아서 어지럼증이 생긴다. 습담은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변한 담음(痰飮)에 습기까지 차게 되어 생기는 불순물의 일종이다. 습담이 인체 내에 많이 생기면, 기가 잘 안 통하게 되고 열이 잘 생겨서 결국은 중풍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비만인 사람은 습담을 치료하는 치료를 받으면서 평소 꾸준한 운동을 하여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입술이 두툼하면 비위(脾胃)의 기능이 허약해서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대체로 긴장성이 많은데, 시험때만 되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한다든지, 때가 아닌데도 생리가 나온다든지 하는 증상이 동반된다. 긴장하면 손바닥에 땀이 줄줄 흐르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심지불령(心志不寧)이라 하여, 마음이 편치 않을 때 발생한다. 예민하고 소심한 사람, 완벽주의자한테서 많이 나타난다. 이런 사람들은 비위(脾胃)를 튼튼하게 해 주면서 심장의 기능을 북돋워 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배우 차태현은 입술이 두툼하게 생겼는데, 여자는 원래 입이 발달하기 때문에 입술이 두툼해도 큰 문제가 없으나, 남자가 입술이 두툼하면 성격이 여성스럽고 비위가 약한 경우가 많다.
 
담화(痰火)로 인한 어지럼증은 얼굴이 역삼각형으로 생긴 신과(神科)와 입과 코가 모두 큰 사람한테서 생기기 쉬운데, 담화란 것은 담음과 화가 합쳐져서 생기는 것이다. 담화가 있으면 머리가 쑤시듯 아프면서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토할 것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담화는 성격이 예민한 사람과 열이 많은 체질의 사람에게 잘 생기며, 또 반대로 담화가 체내에 생기게 되면 짜증이나 화가 잘 나고 가슴에 열이 잘 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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