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보증기금 김해지점 서병로 지점장이 보증기금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합리적 자금 조달위해 존재
보증여부 심사 거치면 대출 가능

제때 투자가 이루어져야 기업 성장
신용보증기금 잘 활용하면 도움 돼
김해경제위해 노력하는 지점될 터
 

"은행에 돈을 빌리러 가면 왠지 기가 죽는 것 같습니다. 그런 예가 아니라도 뭔가 부탁을 해야 할 땐 참 송구하죠. 어찌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특성인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신용보증기금에 오실 땐 그런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신용보증기금을 이용하시는 것은 주어진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시는 것이니까요."
 
서병로(53) 지점장이 일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 김해지점 사무실엔 문턱이 아예 없다. 육안으로, 건축적으로 문턱이 없다는 얘기만은 아니다.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고 보증기금 이용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에서는 대출보증, 지급보증의 보증, 사채보증, 납세보증, 어음보증, 제2금융보증, 시설대여보증, 이행보증, 무역어음인수보증, 상거래담보용보증, 신용보험 등의 업무를 취급한다. 얼핏 보면 어려운 금융업무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보증보험의 취지는 매우 간단하다. 업체나 기업이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즉 보다 합리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바로 신용보증기금이다.
 
예를 들어 한 업체가 있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자재와 시설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투자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돈을 빌려야 한다는 얘기이다.
 
기업마다 사정이 다를 수는 있지만 대부분은 초기 투자에 따라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단 투자가 이뤄지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면 그 입지는 더욱 단단해진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투자의 시기이다. 적시에 투자가 이뤄진다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그 만큼 커지지만, 제 때 투자가 되지 않으면 성장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즉 자금의 순환과 적절한 차입경영은 기업의 성장과 직결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담보이다. 김해지역 기업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초기 투자로 인해 담보능력이 취약한 편이다. 은행에서는 보통 담보의 적정한 수준에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즉 담보능력이 취약한 기업은 대출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란 얘기도 된다.
 
이같은 고민에 빠진 기업들에게 신용보증기금은 큰 힘이 되고 있다. 보증 여부에 관한 심사를 적격하게 통과하면 담보 없이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서병로 지점장은 지난 1월부터 김해지점에서 일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에서만 27년을 일했으므로 이 분야에서는 잔뼈가 굵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 그는 제 집처럼 편안하게 지점에 드나들어 달라는 부탁 외에 신용보증기금을 제대로 활용하는 몇 가지 팁을 제시했다.
 
"자금 여유가 있을 땐 보통 보증보험 이용을 잘 안하시죠. 이용액의 1% 가량의 보증료를 부담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다소 자금 여력이 있으시더라도 보증보험을 자주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010년 있었던 리먼사태가 좋은 예입니다. 리먼사태가 발생하자 금융권에서는 자금회수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대출 만기 시 연장도 해주지 않았고, 신용대출은 거의 회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보증보험을 통한 대출의 경우엔 압박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신용보증기금에서 대출금의 90%를 보증하니까 회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죠. 사업주들께서 신용보증기금을 자주 이용하셔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 신용보증기금에서는 보증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한도거래 설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보는 것도 업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서 지점장의 얘기.
 
서 지점장은 "예를 들어 한도거래 설정을 통해 15억 원을 설정해두고 보증서는 필요한 만큼 발부 받으시면 보증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쁨과 애환도 있다.
 
조그마한 기업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지역경제와 국가발전에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조금은 힘을 보탰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보증서 발급 후 고의적으로 사고를 내는 사업주를 대해야 할 때는 인간적인 배신감도 적지 않다고.
 
그는 "10명의 경찰관이 한 명의 도둑을 잡지 못하듯 심사를 엄격하게 해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직원들 모두가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또 "김해 경제가 경공업 위주이다 보니 요즘 같은 시기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는 것 같다"며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문턱을 낮추고 더욱 친절한 김해지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서병로 지점장은 경북 영양 출신으로 대구고와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1986년 신용보증기금에 입사했다. 동래지점장과 경산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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