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장유지역의 밀키트 전문점에서 매장 관계자가 밀키트 제품을 채워 넣고 있다. 이선주 기자
김해 장유지역의 밀키트 전문점에서 매장 관계자가 밀키트 제품을 채워 넣고 있다. 이선주 기자

 

식자재값 상승·홈쿡 인기 원인
MZ세대 공략판매도 영향 미쳐
전문가 "수요 지속적 증가 예상"



#1. 김해시 장유동에 살고 있는 한 모(32) 씨는 요즘 마트를 찾을 때마다 밀키트 판매대로 직행한다. 최근 치솟는 밥상물가에 재료 몇 가지만 사도 10만 원이 훌쩍 넘는데 밀키트 제품은 1~2만 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아주 만족스럽다.
 
#2. 삼계동에서 자취하고 있는 김 모(27) 씨도 최근 밀키트에 푹 빠졌다. 배달음식의 경우 배달비가 부담스럽고 남은 음식을 처리하기 곤란한 상황이 많은데 반면 밀키트는 직접 조리를 하니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다는 즐거움도 있다. 요즘에는 여행 간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다른 지역에 있는 맛집의 밀키트도 주문하고 있다. 
  
홈쿡(HomeCook)족이 늘어나면서 '밀키트' 제품이 나날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밀키트는 Meal(식사)과 Kit(세트)의 합성어로,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제품이다. 식재료 손질이 다 돼 있어 번거롭지 않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조리만 하면 하나의 메뉴를 만들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18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오는 2025년에는 7000억 원대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담없는 현명한 소비 = 소비자들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을 밀키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특히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밀키트가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고 있다는 평이다. 개별 식자재를 구매해 시간을 들여 음식을 만드는 것보다 한 끼에 맞게 포장된 밀키트가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해 진영지역에 있는 중형 마트인 '우리마트'에서는 밀푀유나베 밀키트가 1만 6900원에 팔리고 있다. 이 재료를 따로 산다면 재료비만 2배가 넘는다. 
 
밀키트 판매 업체들은 농가와 계약 재배 또는 연 단위 공급을 통해 식자재를 조달받기 때문에 이 같은 판매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밀키트의 또 다른 인기 비결에는 '나를 위한 가치 있는 한 끼'라는 MZ세대의 소비성향과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0~30대의 MZ세대들이 밀키트 소비에 앞장서고 있는데, 실제 밀키트 기업 '마이셰프'의 자사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에 20대 회원 수가 약 26% 증가했다.
 
MZ세대 사이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해 SNS에 공유하고, 이중 몇몇 레시피는 입소문이 나 너도나도 따라 만들어 먹고 인증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최근 밀키트 판매업체들은 MZ세대를 겨냥해 SNS에서 인기를 끈 청양크림 사리곰탕 파스타, 김치닭쫄면 등 이색 레시피를 밀키트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외식보다 집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난 점도 밀키트 인기몰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밀키트 전문점도 창업아이템으로 주목 = 밀키트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밀키트 판매전문점도 속속 생겨나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밀키트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40~50개 정도다. 초기비용이 적게 들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무인 밀키트 판매점이 늘고 있다. 
 
지난 5일 김해 장유 지역에 밀키트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이 전문점에는 평일 하루 평균 40~50명이 찾는다. 주말에는 캠핑족들의 방문이 많다. 대표 황성민 씨는 "인근 아파트에 30대 신혼부부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 퇴근 시간에 주로 이들이 가게를 찾아와 밀키트를 많이 사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 속에 밀키트 시장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제대학교 경영학부 손정민 교수는 "기존 한국의 식탁에는 다양한 반찬이 올라갔다. 그러나 1인 가구, 맞벌이부부가 증가하면서 밥상문화가 바뀌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은 줄어들고 캠핑, 리조트 등으로 여행을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판매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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