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 술리에 작 '무제'.
내달 27일까지 설치작품 등 총 24점
건축도자의 과거·현재·미래 조명

건축도자가 지나온 길과 현재 머물러 있는 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떤 모습일까.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월27일까지 두 번째 소장품전인 '건축도자 기행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 4점, 흙집영상물 1점, 설치작품 4점 등 작품 24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현실공간, 염원공간, 이상세계로 구분되는 3개의 테마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현실공간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변기(위생도기)'가 눈에 띈다. 스위스 출신 작가인 틸 하넬이 만든 '귀중한 순간'이라는 작품 시리즈이다. 변기에 레이스를 달거나 엉덩이 받침대 부분만 떼어내어 색을 입혔다. 평소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변기 또한 우리 생활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건축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가형명기.
염원공간에서는 중국 한대(漢代)의 '가형명기'를 볼 수 있다. 가형명기란 장사를 지낼 때 죽은 자와 함께 묻은 부장품으로, 집 형태의 토기 종류를 가리킨다. 죽은 자가 생전에 지내던 집을 만듦으로써 그가 내세에서도 안락하게 살기를 바라는 명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옛사람들의 '염원'을 담고 있어 높은 가치를 지닌 도자작품이라 할 수 있다.

▲ 중국 한대의 가형명기.
마지막으로 이상세계에서는, 로마시대 건축물의 외관을 연상시키는 송준규의 '레드 스페이스-B모델링'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종교건축물인 흙집 사원(Adobe Mosque)에 대한 기록을 담은 세바스챤 슈티제의 흑백사진들도 함께 전시돼 있어 흥미롭다. 작품 자체가 하나의 건축물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축도자의 꿈을 엿볼 수 있다.

전시뿐 아니라 '클레이아크를 담다' '흙집 그리기' '클레이아크 타운' 등 다양한 전시연계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미술관 측은 "현실에서 이상으로 나아가는 특별한 기행(紀行)을 통해, 관람객들과 보다 원활히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