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도자의 과거·현재·미래 조명
건축도자가 지나온 길과 현재 머물러 있는 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떤 모습일까.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월27일까지 두 번째 소장품전인 '건축도자 기행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 4점, 흙집영상물 1점, 설치작품 4점 등 작품 24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현실공간, 염원공간, 이상세계로 구분되는 3개의 테마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현실공간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변기(위생도기)'가 눈에 띈다. 스위스 출신 작가인 틸 하넬이 만든 '귀중한 순간'이라는 작품 시리즈이다. 변기에 레이스를 달거나 엉덩이 받침대 부분만 떼어내어 색을 입혔다. 평소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변기 또한 우리 생활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건축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상세계에서는, 로마시대 건축물의 외관을 연상시키는 송준규의 '레드 스페이스-B모델링'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종교건축물인 흙집 사원(Adobe Mosque)에 대한 기록을 담은 세바스챤 슈티제의 흑백사진들도 함께 전시돼 있어 흥미롭다. 작품 자체가 하나의 건축물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축도자의 꿈을 엿볼 수 있다.
전시뿐 아니라 '클레이아크를 담다' '흙집 그리기' '클레이아크 타운' 등 다양한 전시연계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미술관 측은 "현실에서 이상으로 나아가는 특별한 기행(紀行)을 통해, 관람객들과 보다 원활히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