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내 최대규모 건물이 철거되고 있다. 이로써 2024년 문화공원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창원시
창원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내 최대규모 건물이 철거되고 있다. 이로써 2024년 문화공원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창원시

 

수년간 시민단체 잇단 폐쇄 요구
최대 규모 업소 건물 철거 시작
내년 1월 임시주차장 조성 계획
시, 이달 도시계획 변경 마무리
공원조성계획 용역 절차도 착수



경남에서 유일했던 창원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철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명 '신포동 꽃동네'라고 불리며 116년간 자리 잡고 있던 이곳은 내년 1월 임시공영주차장으로 조성된다. 창원시는 이 일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에도 15년간 운영… 폐쇄 요구 잇따라 = 서성동 성매매집결지는 1905년 마산항 개항 이후 마산포구와 삼랑진을 잇는 철도가 들어서면서 생겨났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돼 성매매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서성동 성매매집결지는 계속 운영됐다. 성매매집결지 내에는 70개 건축물(83필지)과 28개 업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3년에는 이곳을 3·15민주공원으로 재정비하는 방안이 나왔으나 용역 결과 부적합 결론이 나와 무산됐다. 2015년에는 재건축 계획을 놓고 용역을 진행했지만, 역시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폐쇄에 실패했다.
 
2019년부터는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 YMCA 협의회, 가톨릭여성회관 등 145개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서성동 집창촌 폐쇄를 위해 나섰다. 
 
이들은 '창원시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한 시민연대'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성(性)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여성의 몸이 상품화되어 전시되거나 거래되는 서성동 집결지는 폐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시도 이때 폐쇄·재정비 추진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제87회 창원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15년이 지났는데도 창원에 성매매집결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부끄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꼭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 내 사업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어렵지만, 눈앞의 불법 성매매 행위와 여성인권 유린이 일어나는 부끄러운 현장이 사라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폐쇄 의지를 밝혔었다.
 
 
◇내년 1월 임시공영주차장 조성… 2024년 문화공원 개장 목표 = 성매매집결지 폐쇄 요구가 수년간 잇따른 가운데 이달 초 철거작업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은 지난 3일부터 집결지 내 1개 업소에 대해 지장물 철거와 석면 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건물은 5개 건물, 43개 방으로 집결지 내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된 곳으로 2017년 영업이 중단됐다. 합포구청은 연내 건물 철거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에는 부지정리와 안전 펜스 설치 등을 통해 면적 1322㎡, 주차면수 53면을 갖춘 임시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의 최종 목표는 2024년 '서성동 문화공원' 개장이다. 서성동집결지는 아파트, 어린이집 등 주거지 또는 보육시설과 가깝고 주변에 3·15 의거탑과 몽고정 등 문화유적, 경전선 폐철도를 활용한 공원 '임항선 그린웨이'가 있어 공원 조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시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일반상업지역으로 지정된 성매매 집결지 일대 1만 1144㎡의 용도를 문화공원으로 바꾸기 위해 이달 중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이후, 문화공원 조성계획이 나오면 실시설계, 결정·실시설계 인가 고시, 토지·지장물 보상 등 절차를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계획이다. 시는 이르면 내년 9월 개발 계획을 마무리하고 보상·추가 철거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시는 성매매 피해자 자립·자활 지원사업도 이미 지난 10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앞서 9월에 전수조사해 지원대상자 선정 절차를 거쳤다.
 
김영철 마산합포구청장은 "이번 최대규모 점포 철거와 주차장 조성은 성매매 집결지 주변 환경정비와 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시발점"이라며 "향후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의 가시적 성과와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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