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대우작은도서관에서 지난 15일 '우리놀이 우리문화'라는 책을 읽고 전통놀이 투호를 제작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유대우작은도서관
장유대우작은도서관에서 지난 15일 '우리놀이 우리문화'라는 책을 읽고 전통놀이 투호를 제작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유대우작은도서관

 

2007년 '책 읽는 도시' 선포
16년째 독서 진흥정책 펼쳐
도서관 보유 장서만 170만 권
올해 출판학교 개설 등 계획


 
김해시 장유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자리한 장유대우작은도서관은 겨울방학을 맞이한 아이들로 가득했다. 지난 15일 설날을 앞두고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우리놀이 우리문화'라는 책을 읽고 종이키트를 활용해 전통놀이 투호를 직접 제작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현숙 강사는 "책뿐만 아니라 놀이와 체험을 함께 진행하면 아이들이 책 내용을 더욱 기억하기 쉽다"며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김해에서는 잘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해시에는 이러한 작은도서관이 총 67곳이 자리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면사무소 등 지역 곳곳에 자리한 작은도서관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책을 접하는 중요한 접점이다.
 
 
◇어떻게 책의 도시됐나 = 김해시는 2007년 10월 전국 최초로 '책 읽는 도시'를 선포했다. 햇수로 16년째 이어온 독서 활성화 사업을 통해 이제는 어디서든 책을 빌리고 읽을 수 있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책의 수도'로 자리매김했다.
 
시는 책 읽는 도시 선포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독서문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독서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도서관 정책 담당 지원과 신설 △공공도서관 추가 건립 △마을회관, 아파트 등에 작은도서관 건립 지원 △책읽는 학교 지원사업 △동네책방 지원사업 △독서동아리 지원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시는 선포 시작부터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민관협약을 체결하고 올해의 책 사업, 북스타트 운동, 청소년인문학읽기대회를 개최하며 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포 10주년이 지난 2017년에는 '대한민국 책의 수도, 김해'를 공식 선포하며 책 읽는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
 
김해시가 추진한 사업들을 전국 30여 개 지자체가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에 '책 읽는 도시' 정책을 포함하며 독서진흥 정책을 인정받았다. 
 
시는 독서 인프라를 바탕으로 매년 올해의 책 선정, 독서 릴레이, 어린이도서 작가 공연, 독후감 공모 등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영남권 최초로 대한민국독서대전을 개최하고, 2019년부터는 국비 2000만 원과 시비 1억 원 이상을 투입해 김해독서대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비대면 온라인으로 열린 김해독서대전은 '시민에게 온(On) 책'을 주제로 열렸다. 가수 정홍일 씨의 책 읽기 퍼포먼스, 정유정 작가 등 유명작가 초청 유튜브 실시간방송 등 행사를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도서관 보유 장서 170만 권으로 증가 = 16년 동안 김해시의 노력은 숫자로 증명된다. 2007년에 비해 공공도서관은 4곳(시립2, 교육청 2)에서 9곳(시립 6, 교육청 3)으로, 작은도서관은 29곳에서 67곳으로 늘어났다.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장서 수는 60만 권에서 170만 권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2023년 말에는 현 장유출장소에 시립도서관이 새로 추가된다. 특화도서관으로 한 주제에 맞춰 도서관을 운영하게 된다.
 
김해시는 시립도서관 6곳의 전산망을 통합해 도서관 회원이라면 시립도서관 어디서든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 곳곳에 자리한 작은도서관은 독서 및 문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철역에서도 손쉽게 책을 빌릴 수 있다. 김해시는 지난해 10월 부산김해경전철 김해시청역에 무인스마트도서관을 설치했다.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들에게도 책 읽을 기회를 쉽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스마트도서관은 장유도서관이 보유 중인 500여 권의 도서를 비치하고, 365일 도서 대출과 반납이 가능하다. 경제 서적, 신간, 베스트셀러 등 다양한 책이 정기적으로 교체된다. 
 
김해시가 책의 도시로 인정받기까지는 지역의 숨은 조력자들의 노력도 있었다. 인문학·시 등 다양한 장르로 특화된 동네책방들이 생겨나면서 고즈넉한 분위기에 책을 찾으러 오는 시민들이 늘어났다. 곳곳의 동네책방들은 작가와의 만남, 글쓰기 수업 등을 통해 시민들이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책 읽는 도시에서 책 쓰는 도시로 = 김해는 이제는 책 읽는 도시에서 책을 만들고 쓰는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독서대전과 연계한 프로그램 '김가경의 소설 창작 교실'을 통해 시민들은 직접 작가가 돼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소설집 '나는 글쓰는 시민작가입니다'에는 김해시민 7명이 단편소설과 콩트 7편을 실었다.
 
시는 올해 1인 출판, 독립출판 추세에 맞춰 '출판학교'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출판학교는 10회 과정으로 운영된다. 시민들에게 글쓰기 노하우를 가르쳐주고, 글을 편집하고 표지 디자인을 만들어보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청소년인문학읽기 전국대회도 2년 만에 재개할 예정이다. 8월 초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홍미선 김해시 인재육성과 도서관정책팀장은 "지난해 1월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문명과 문화의 집적물인 책이 문화도시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며 "공간과 사람, 콘텐츠 등 협업해서 풀어갈 의제들이 많은 만큼 책 읽는 도시 김해 브랜드를 법정 문화도시와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