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고분발굴현장에 참가하고 싶어 지난 7월 김해 대성동고분군 7차 발굴조사단에 합류한 김우대 씨. 사진/박나래 skfoqkr@
재일교포 3세로 김해김씨 후손
아버지가 고고학 전공 아들 후원

일본서 본 유물 김해서 보며 놀라
김해가 가야유적 보존에 앞장서야

대성동고분군 7차 발굴조사에서 가야의 역사를 증명해주는 유물들이 연일 출토되고 있다. 실 핀부터 포크레인까지 인간이 쓸 수 있는 도구는 모두 동원돼 '땅 속에 묻힌 역사'를 발굴하고 있다. 여름 내내 조사단원들은 현장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그 조사단원들 사이에 재일교포 대학원생 김우대(30) 씨가 있었다. <김해뉴스>가 발굴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현재 소속은
 
김해김씨 후손으로 재일교포 3세이다. 교토대학교 인문학과 고고학연구실 과정에서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과정 휴학 중이다. 지난 2011년 3월부터 경북대학교 고고인류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내년 3월까지 한국에서 공부할 계획이다.

▶역사를 전공한 계기는 무엇인가
 
일본은 역사에 대한 '낭만' 같은 것이 많은 나라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일본인들은 역사에 관심이 많다. 발굴현장에 일반인들이 참관을 하면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나도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고고학의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대학에 갈 때는 나도 법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해야 진로가 좋은 것이 아닐까라고 고민했다. 그런데 내가 고고학을 좋아하는 걸 아는 아버지가 용기를 주었다. 아버지는 '이왕 공부하려면 고고학으로 밥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해야 한다. 힘든 학문이니까 끝까지 하겠다는 각오가 있다면 해보라'고 말했다. 부모님이 부동산회사를 경영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어서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 부모님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다.

▶특별히 가야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인가
 
일본 관서지역을 중심으로 일본이 신라 백제 가야와 교류한 흔적을 보이는 고분들이 많다. 고고학적 증거들이 많아 자연적으로 가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해김씨 후손이기도 하고…(웃음).

▶김해 발굴현장에는 언제부터 참가했는가
 
7월 초에 김해로 와서 발굴 작업에 합류했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한국의 발굴현장에 참가하고 싶었다.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박천수 교수가 김해지역을 추천했고, 김해시 등에 소개해주었다.
 
▶발굴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조사결과에서 많은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88호 고분 발굴 작업에 참여했다. 지표면에서 묘까지 파내려가고, 유물과 유골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출하고, 사진 찍고, 도면 실측 하고. 전 과정에 참여했다.

▶출토된 유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88호 고분에서 일본에서 본 유물이 출토되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 실제로 눈앞에 보이는 일본의 것과 같은 가야의 유물을 보니 신기했다. '일본과 가야가 정말 교류를 했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 바다 건너 노를 저어 배를 타고 오는 길이 얼마나 험했겠는가. 그 고대를 생각해본다면 대단한 역사가 아닌가. 나의 전공은 5세기 이후 역사인데 이번 발굴 참가를 통해 4세기대의 가야, 그중에서도 금관가야의 고도인 김해, 바로 이곳에서 고대의 유물을 보았다는 것이 놀랍고, 또 기쁘다. 대성동고분군이 산책로처럼 또 공원처럼 보였는데, 그 아래에 이런 유물들이 묻혀있었다니, 감탄할 따름이다.

▶재일교포라서 그런지 우리말을 잘 한다
 
2005년에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일본어와 한국어가 어순이 같고 감각적으로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어려운 점이 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일본어와 자신의 의지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한국어는 표현방식이 많이 달라 어렵다. 아직 한국어를 잘 하는 게 아니다. 더 배워야 한다.

▶가야의 고도에 살고 있는 김해 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발굴조사 결과를 보면서 '김해 시민들이 세상에 자랑해도 될 만큼 대단한 유물이 나왔다'고 말해주고 싶다. 문헌자료가 없는 시기의 역사는 고고학으로 증명한다. 대성동고분군은 4세기대의 가야가 강국이었음을 말해주는 유물이 묻힌 곳이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역사 유적이 잘 보존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길 바란다. 역사는 학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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