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면 치질이 더욱 심해지는 이유가 있다. 차가운 날씨 탓에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며, 항문 주위 근육이 수축해 배변활동에 지장을 주는 것 등이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또 연말 연초 잦은 술자리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대장 건강이 나빠지면서 치질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 치질의 종류
치열·치루·치핵·항문소양증
환자 대부분 내·외치질 혼합형

회사원 김영훈(38·내외동) 씨는 몇 달 전부터 용변을 볼 때마다 통증과 함께 화장지에 피가 묻어 나와 걱정이었다. 진단 결과 다행히 치질 증상이 가벼워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큰 걱정은 덜었다.

치질은 국내에서 2000년 이후 거의 매년 입원상 병명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가 앓고 있는 흔한 질병이다. 치질이란 말은 글자 그대로 항문에 생길 수 있는 모든 병을 통칭하는데,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과 항문이 곪아서 구멍이 생기는 치루, 항문 안의 점막이 빠져 나오고 늘어지는 치핵, 항문이 가려운 항문소양증 등이 포함되며, 이 중 가장 흔한 치핵을 보통 치질이라고 한다.

치핵은 항문 속에 있는 항문 혈관이 부어오르거나 늘어지면서 항문 조직이 항문 바깥으로 밀려 나온 것을 뜻하며, 구분은 항문 관의 중간 부위를 기준으로 항문 안쪽으로 생기면 내치핵(암치질), 항문 바깥쪽으로 생기면 외치핵(수치질)이라 한다. 그러나 치질 환자 대부분은 이 두 가지가 함께 있는 혼합형 치핵을 가지고 있다. 이 중 내치핵은 밀려 나오는 정도에 따라 1도에서 4도까지 나누어지며 배변 후 손으로 밀어 넣어야만 들어갈 경우 3도 치핵이라고 하는데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


■ 원인과 증상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에 많고
내치핵은 출혈과 탈출 동반

치핵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유전적인 원인과 직업적 원인, 배변습관에 의한 원인, 만성적 설사와 변비에 의한 원인, 과다한 음주와 임신·출산 연령 증가에 따른 원인 등이 있다.

내치핵은 출혈과 탈출을 흔히 동반한다. 배변과 함께 돌출되었다가 다시 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나 심하면 손으로 집어넣어도 들어가지 않고 계속 나와 있는 경우도 있다. 용변이나 휴지에 선홍색의 밝은 피가 묻어나기도 한다. 이 같은 출혈이 만성적으로 오래 지속될 경우 빈혈이 올 수 있어 만성피로감이나 어지럼증을 보일 수도 있다. 특히 점액성 출혈이나 검붉은 출혈은 직장암이나 대장암의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외치핵은 항문에 통증을 동반한 덩어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배변 시나 앉아 있을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 밖에 항문주위 가려움증과 분비물 등의 증상이 생긴다.

치질의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고 출혈이나 혈전 등의 합병증이 없을 경우 내과적인 방법부터 시작한다. 변비가 있으면 치료해야 하며 좌욕이나 통증을 경감시키는 로션을 사용하면 좋다. 찬 곳에 오래 노출되거나 흡연, 음주는 항문주위 혈액순환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 치료와 예방
초기엔 비수술적 요법 가능
변기에 10분 이상 앉지 말아야

외과적인 방법으로는 고무링으로 치질부위를 묶어 괴사시키는 고무링 결찰법과 치질부위를 얼려서 치료하는 냉동요법, 적외선 열응고법, 레이저 치료법 등의 비수술적 요법이 있다. 그러나 증상이 3~4도이거나 고무링 결찰술이 불가능한 외치핵이 내치핵과 동시에 있는 경우, 급성 혈전성 치핵, 통증을 유발하고 썩기 직전의 상태인 감돈 치핵 등은 치핵절제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항문 청결이 중요하다. 치질 기미가 있을 경우 가급적 아침에 용변을 보는 습관을 들이고 너무 오랫동안 앉은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한다. 용변을 볼 때도 한 번에 10분 이상 변기 위에 앉아 있지 않아야 한다. 항문 주위에 피가 오랫동안 몰리면 증세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또 하루 두 번 따뜻한 물로 5분 정도 좌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좌욕은 항문을 자극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피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현미와 잡곡, 채소, 해조류 등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섭취해 변비를 없애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도움말 = 김해대항외과 이영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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