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발생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플루엔자 a(신종플루)' 환자가 급격하게 늘 어나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9일 부산에서 감기 증세를 보이던 40대 여성이 동네 의원에서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여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일 밀양에서도 30대 임산부가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흘 만에 숨진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009년 봄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전국을 휩쓸며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수는 모두 270여명에 이르고,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고 타미플루 처방을 받은 환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이처럼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신종플루가 올 겨울 또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일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김해에서도 신종플루 의심환자들이 속속 병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할 보건소는 정확한 환자발생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시보건소 장우철 보건사업과장은 "요즘은 신종플루라고 부르지 않고 계절 독감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환자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는다"며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개정 법률에 따라 신종플루가 계절 독감과 마찬가지로 3군 전염병으로 분류돼 사망자 신고 의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물론, 의심환자에 대한 집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감염 경로에 대한 역학 조사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 a가 기존 계절독감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환자와 사망자에 대한 역학조사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 세계가 이상 기후로 인한 기상이변과 전염병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올 겨울 이상 한파에다 구제역과 AI에 이어, 신종플루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경험을 교훈 삼아 방역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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