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오전 한파로 동파된 김해시 생림면 생림가압 지하 6m 상수도관 긴급보수 현장. 이날 사고로 김해 전역에 수도물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이 이틀간 큰 불편을 겪었다.
김해지역에 20여년 만의 한파가 몰아친 지난 16일 상하수도관이 동파돼 도시 전체에 수돗물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따로 물탱크를 보유하지 못한 시민들은 식수도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16일과 17일은 주말이라서 그 피해가 더 컸다.
 
김해시는 16일 오전 10시 30분께 생림면 봉림리 생림가압에 묻혀있던 지름 2천100㎜ 상수도관이 동파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동파된 관이 김해 전역의 정수장으로 물을 공급하는 주관이었던 탓에 김해시 수돗물 공급이 원천 중단됐다. 사고 원인은 이날 몰아친 한파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김해지역의 기온은 영하 11도로 기상청에 따르면 1991년 이후 20년 만의 한파다.
 
김해시는 사고가 발생한 오후부터 굴착기 등 중장비와 3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터파기, 용접 등 상하수도관 연결 작업을 벌였다. 시는 지하 6m 깊이에 매몰된 동파 상수도관을 확인한 결과 3분의 2가량이 파열된 것을 발견했다. 시는 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급수차량을 10대 배치하고 비상급수를 진행했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생수로 머리만 대충 감았어요." 단독주택에 거주 중인 이 모(29·동상동)씨는 거주 중인 주택에 비상 물탱크가 없어 그야말로 물 비상에 걸렸다. 이 씨는 "면접 가야하는데 씻지도 못하고 급한 대로 생수로 머리만 대충 감았다"며 울상이었다.
 
물탱크를 보유한 공동주택 주민들도 난색을 표하긴 마찬가지였다. 추운 날씨가 물탱크의 물마저 꽁꽁 얼린 탓이다. 주 모(40·내외동)씨는 "물탱크 안의 물이 얼면서 마실 물마저 급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하루 안에 물이 안 나오면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지역 식당들도 갑작스러운 단수에 한숨을 내쉬었다. 부원동에서 중국집을 운영 중인 라 모(63)씨는 "주말 저녁이 대목인데, 요리는커녕 그릇도 못 씻고 있다"고 말하며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았다. 16일 저녁에는 일부 주민들이 물이 나오는 인근 부산, 창원 지역의 찜질방 등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웃지 못 할 피난 행렬이 형성되기도 했다.
 
김해시 정수과 이성권 계장은 "파열 원인을 확정할 순 없지만 철의 신축(금속이 온도에 따라 늘고 주는 성질) 현상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파가 몰아친 지 고작 하루 만에 상하수도관이 파열되고 도시 전체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에 대해 김해시의 위기관리 능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하수도 관 하나가 파열된 것이 도시 전체의 급수 중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찢어진 대형관로는 지난 2000년에 시공한 관"이라며 "노후된 관이 아닌데도 한파에 의해 파열됐다는 설명은 납득되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계장은 "이번에 동파된 상하수도관이 취수된 원수를 각 정수장으로 보내는 주관이었던 탓에 도시 전체의 급수가 마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장에 따르면 창암 취수장에서 물을 보내면 생림가압의 '주관'이 압력을 이용해 삼계정수장과 명동정수장으로 물을 나눠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사고로 이 '주관'이 찢어지는 바람에 생림가압장에서 김해시 정수장으로 공급돼야 할 수돗물이 완전히 끊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김해지역에는 가압장 1곳, 정수장은 모두 2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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