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 푸른 꿈은 하늘 끝까지 뻗어간다." 신청초등학교 전교생 34명이 모두 모여 종이비행기를 하늘로 날려보냈다.   사진/박정훈 객원기자
김해지역에서 학생 수 가장 적지만
교과부 '돌봄교실' 운영 학교 선정돼
학부모들 "사교육비 필요없어 좋아요"
급식용 장독대도 있고 구강보건실 운영
50여년 전통 불구 통폐합 학교 대상
학부모·총동창회 등 명맥유지 안간힘

김해에서 가장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어디일까? 1963년 3월 1일 개교한 한림면의 신천초등학교다. 전교생은 34명. 교무실 앞 신발장에 학생들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한눈에 다 들어온다. 신발장에 이름표가 붙어있어 학생들 중 누구 한 명만 학교에 없어도 금방 알 수 있겠다. 그래서 신천초등 학생들은 한형제처럼 자란다. 교사도 학생도 한가족 같은 친화력을 가진 학교다. 교사들은 전교생들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다.
 
이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운영' 학교이다. 돌봄교실은 저소득층·맞벌이 가정 자녀의 방과 후 보육과 특기 적성 프로그램으로 오후 8시까지 이어진다. 보육강사와 외부강사가 학교에서 학생들의 과제 지도와, 보충심화 학습을 진행한다. 영어, 풍물, 연극, 컴퓨터, 미술 등 다양한 방과 후 교육도 준비돼 있다. 저녁식사와 양치질 지도까지 한다니 말 그대로 아이들이 엄마 품에 있는 것과 같다.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는 학부모들은 "사교육비가 필요 없는 학교"라고 말한다. 학생들이 저녁까지 학교에 머물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도 되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학생들의 급식에 사용하는 된장이나 고추장은 전통음식 체험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장류를 사용한다. 학교에는 장독대가 따로 있다. 안전한 식단을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학생들이 전통음식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끄는 교육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신천초등에서는 전교생이 풍물을 함께 배운다. 12발 상모(농악대가 쓴 벙거지 꼭대기에서부터 길게 늘어뜨린 천) 명인 이금조 선생의 지도를 받았다. 학생들은 전통악기인 소고, 장구, 북, 징, 꽹과리의 연주와 상모돌리기 기능을 익히면서 자신의 재능도 발견하고, 자신감과 자기 표현력도 신장시켰다.
 
정신지체장애 특수학교인 경남은혜학교와의 자매결연은 신천초등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두 학교는 1년에 두 번 통합교육을 실시한다. 신천초등 학생들에게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고, 경남은혜학교 학생들은 장애극복 능력 배양과 사회 적응력을 신장시킨다.
 
신천초등에서는 구강보건실을 운영하고 있어서 자녀들의 치아 건강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의 근심을 들어준다. 김해시보건소의 치과의사가 매주 수요일마다 학교를 방문해 치아 홈 메우기, 스케일링, 치아우식증(충치) 치료 등의 포괄적인 구강보건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다년간에 걸친 구강보건실 운영으로 신천초등 학생들의 치아우식증 비율은 전국 평균치를 훨씬 밑돈다. 구강보건실 운영은 학부모들의 시간 및 경제적 비용 절감에도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5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신천초등은 최근 3~4년 사이 학생 수가 많이 줄었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통한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계획의 대상학교가 되어, 다른 학교의 분교가 될지도 모를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동창회가 발 벗고 나섰다. 현재 통학버스도 동창회의 지원으로 운행되고 있는데, 곧 한 대를 더 증편 운행할 계획이다.
 
'신천초등학교 총동창회 후원회' 조용수 추진위원장은 "다행히 통폐합이 1년 유보되었다"며 "김해교육지원청 성기홍 교육장님이 동창회와 학부모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그러나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학교를 정리한다지만, 그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삶을 생각해 보라"면서 "당사자인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그러면서 "학교 덕에 마을에는 아직까지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남아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학교가 없어질 경우 젊은 사람들은 마을을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게 되지 않겠느냐며 걱정을 한다"면서 "후배들의 집을 찾아가 학부모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 서울의 과밀학급을 떠나 김해로 이사와 신천초등학교에 자녀를 전학시킨 학부모들도 만났다. 동창회는 신천초등학교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 50여 년의 전통을 지켜 나가고, 더 빛나는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천초등학교 총동창회 후원회 연락처/010-4559-4785(조용수)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