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태만, 박해옥, 박해철 씨
지난해 녹색아파트로 선정
올가을엔 이색 화단 준비 중

"분수가 나오는 것도 좋지만 이 연못에 연꽃이나 수선화 같은 수생식물을 심어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 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럼 서로의 역할을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부녀회에서는 꽃씨를 구해보십시오. 관리사무소에서는 연못관리를 맡기로 하지요.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임호마을 중앙에는 '수생식물 연못'이 있다.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 힘을 모았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비교적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박해철 입주자대표회의회장과 박해옥 부녀회 총무, 장태만 관리소장 등은 '임호마을'의 일꾼으로서 자신들의 아파트를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의견을 나누고 조율을 거쳐 하나 둘 실행에 옮긴다. 그 결과 이 아파트는 지난해에 녹색아파트 공모에서 최우수 아파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녹색아파트 선정 작업 때는 탄소포인트제 가입률과 수도·전기 절약 여부, 조경 상태 등을 평가해 성적을 내는데, 이 항목들은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든 것들이다.
 
임호마을 6개동엔 493세대가 살고 있다. 99㎡(30평)·112㎡(34평)·148㎡(45평)로 평형대가 크고, 학교, 병원, 상가, 재래시장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생활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란다. 일부 주민들은 이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 잘 돼서 이사갔고, 해반천 등이 인근에 있어 운동하기에 좋아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며 '터'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부녀회의 활동은 특히 활발하다. 월 1회 단지 곳곳을 청소하는 것에서부터, 화초 심기, 수생식물 관리, 각종 대외 봉사, 불우이웃 및 소년소녀가장 보살피기, 독거노인 돕기, 경로잔치 등 안 하는 게 드물 정도다. 특히 개별 생활에 익숙한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저탄소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적극 홍보해 실천을 이끌어 내고 있다.
 
부녀회의 활동을 주도하는 이들 중 한 사람은 바로 박해옥 총무이다. 상업고등학교 졸업 후 농협에서 8년 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여가 시간을 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내고 있다. 박 총무는 "집에만 있는 것 보다는 훨씬 보람되고 재미있다. 얼마 전 김해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가 주최한 바자회도 무척 즐거웠다. 헌옷이 필요한 외국인들이 무척 좋아했으니까. 누군가에게는 소용이 없는 옷이 누군가에겐 소중하게 쓰이는 현장이었으니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퇴직한 후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해철 회장은 "우리 입주민들은 이야기를 하면 잘 수용하는 편이다. 그것이 화합을 원활하게 하는 것 같다. 이 기회를 빌어 아파트 일에 협조해 주시는 입주민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욱 더 긍정적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해옥 총무를 비롯한 이 아파트 부녀회 회원들에게는 최근 고민이 하나 생겼다. 올 가을엔 어떤 꽃을 심어 서로에게 기쁨을 줄까! 바로 그런 고민이다. 박해옥 총무는 "내가 살 곳이기에 내가 기획하고 가꾸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올 가을에도 멋진 화단을 입주민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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