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봉초등학교에는 숲길 산책로가 있어 도심 속 녹지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 박정훈 객원기자
장유신도시 개발되면서 2004년 개교
녹색학교·푸른교실 학교 슬로건 맞춰
학교 둘레 산책로·연못·논 등 조성
에너지 절약 교육정책 연구학교 활동
지난해부터 바자회 성격 '그린마켓'도

"난 우리 학교에 있는 게 기뻐요. 왜냐면 우리 학교 6학년 오빠가 전국 달리기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했잖아요. 또한 우리 학교는 에너지에 관해서 그린마켓도 하잖아요.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특별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석봉초등학교 학생 자유게시판에 한 학생이 올린 글이다. 짧은 글 속에 학교자랑이 가득하다.
 
장유면 월산로 27 석봉초등은 지난 2004년에 개교했다. 장유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문을 연 학교다. 취재차 학교에 들어서면서 이재돈 교장과 마주쳤다. 이 교장은 국화 씨앗을 사오는 참이었다. "가을에 학생들과 함께 국화를 보려고 합니다. 잘 키워야죠."
 
학교의 슬로건은 '녹색학교, 푸른교육'이다. 학교가 아파트와 높은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이 교장은 학생들이 자연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교 안에는 자그마한 연못과, 벼가 자라는 논, 고구마·가지·고추 등속을 키우는 텃밭이 조성돼 있다. 석봉초등 학생들은 연못에서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논에서 논고동도 볼 수 있다.
 
석봉초등에는 학교를 빙 두른 길을 따라 숲길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담이 없는 학교라, 숲길이며 학교 안의 꽃과 나무를 인근 주민들이 함께 보고 즐기고 있다. 주민들에게는 석봉초등이 도심 속 녹지공간인 셈이다.
 
석봉초등은 지난 2011년부터 '에너지 절약 교육정책 연구학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서 '지구환경 지킴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다.
 
학교 본관 로비에는 에너지를 주제로 한 학생들의 포스터며 글쓰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학년 학생들이 영화포스터를 응용해 만든 에너지 절약 포스터에서는 아이디어와 재치가 넘쳐났다. 로비 전체가 마치 에너지 관련 특별전시관 같아 둘러볼 수록 흥미진진했다.
 

▲ 이재돈 교장, 정시원 어린이회장, 송윤희 학부모회장이 여물어가는 벼이삭을 살펴보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2011년에 처음,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 2회째 에너지 관련 행사인 '그린마켓'을 개최했는데,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좋아했다. 전교생이 안 쓰는 물건을 가지고 와 1점당 100~500원에 파는 일종의 바자회이다. 어머니들이 옷·장난감·책 같은 다양한 물건들을 깨끗이 닦고 종류별로 정리한 뒤 학생들과 함께 판매를 했는데, 호응도가 아주 높았다. 올해는 이 행사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학교 안에 태양열 보안등을 설치했다. 이 보안등은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따라 움직인다. 학교 측에서는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오는 11월에 그린마켓을 한 번 더 열 계획이다.
 
석봉초등의 아침은 책과 노래로 열린다. 매일 오전 8시 40분, 교사와 학생들은 저마다 집중해서 10분 동안 책을 읽는다. 비록 10분에 불과하지만, 매일 아침마다 계속되니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학습 집중력 향상은 물론 독서습관을 생활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독서가 끝나면 동요를 한 곡씩 부른 뒤 수업을 시작한다. 학생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 함양을 위한 것이다. 석봉초등의 예쁜 프로그램이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건강달리기·스트레칭·줄넘기로 짜여진 '건강다짐이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5·6학년 축구대회가 열렸다. 전반전에는 여학생들이, 후반전에는 남학생들이 선수로 나서는 방식이었는데, 월드컵 못지 않은 열기로 학교가 떠들썩 했다고 한다.
 
어린이회장 정시원(6) 군은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합창도 잘 하고, 육상이나 수영 같은 체육 분야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자랑했다. 학교에서 아동상담활동을 수행하는 송윤희(41) 학부모회장은 "우리 학교는 꽃과 나무가 많은 자연친화적 환경을 갖고 있어서, 다른 학교 학부모들이 '대학 캠퍼스 같다'며 부러워한다"면서 "아이를 학교를 보내고 나면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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