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지역 유통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내년 말 부산을 연고로하는 메가마트가 동김해지역에 들어서면 기존 홈플러스가 독점하던 김해지역 유통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처음 김해에 입성한 홈플러스는 사실상 김해지역 유통시장을 독식해 왔다. 2년 뒤 장유면에 롯데마트가 들어섰지만 면단위 외곽지역인데다 인근 창원시를 영업권으로 잡아 김해시내 상권은 홈플러스의 독주가 계속됐다. 홈플러스가 자체 조사한 유통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장유 등 외곽지역을 제외한 김해시내 유통시장의 50%를 홈플러스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농협하나로마트(축협포함)와 탑마트 등의 소형 마트와 재래시장이 양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같은 독점체제는 롯데마트와 메가마트, 이마트가 각각 김해시내 진출을 확정함에 따라 이른바 유통 빅4간의 불꽃 튀는 경쟁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 메가마트, 삼어지구에 내년 말까지 출점

홈플러스의 아성에 먼저 도전장을 내민 것은 중견 향토기업 메가마트다. 메가마트는 김해시내 앞을 지나는 국도 14호선과 남해고속도로 사이에 놓인 속칭 '샌드위치'구간 삼정동에 김해점을 설립하고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곳은 현재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토지구획정리사업이 한창이다. 메가마트는 이르면 내년 말까지 김해-부산 간 경전철 삼정동역 앞 1천800㎡ 부지에 대형할인점 건립을 완료하고 본격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 롯데마트, 중부경찰서 앞 추가 출점

또 롯데마트도 샌드위치 구간 서쪽인 김해시청과 전하동 사이 김해중부경찰서 앞에 입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동김해지역과는 달리 아직 실시설계단계로 이르면 내년 4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롯데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 대형마트와 함께 특급호텔 건립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호텔건립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 E 마트, 부본 지구에 연말 착공 예정

빅3 가운데 선두주자인 이마트는 지난해 김해시외버스터미널부지를 매입하고 신세계백화점과 동시에 김해시장 진출을 계획했으나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특혜논란에 휩싸여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다. 그러나 지역 유통계에선 조만간 이마트가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김해시내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유통 빅3가 들어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경우 김해지역 재래시장은 물론, 소형 마트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나눠져 있기 때문에 재래시장보다는 오히려 소형 마트의 타격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마트가 늘어나도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계속 재래시장을 이용한다' 논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대형 마트간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리모델링을 통해 내외점의 주차시설과 고객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며 내년에 장유점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유통전쟁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 홈플러스, "매출 격감 막자" 안간힘

홈플러스 김해점 김영환 부점장은 "동김해권에 메가마트가 들어서면 홈플러스 동김해점의 매출이 지금보다 반 토막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트들이 생존을 위해 가격할인 경쟁 등 사활을 건 판촉전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다. 심지어 제살 깍아먹기식의 과열경쟁도 불사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내외동 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부 장윤미(35) 씨는 "소비자 입장에선 편리하고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대형마트가 경쟁할수록 더 좋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런 와중에 김해시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재래시장도 살려야하고 대형 마트도 유치해야하는 시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입장이다. 김해시 도시계획 관계자는 "일정 요건을 갖춘 마트들의 신축허가를 안 해줄 수가 없다"며 "재래시장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와 특화된 전략으로 경쟁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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