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컬밴드 '백두산'이 학예회를 앞두고 연습중인 모습. 사진/ 박정훈 객원기자
1924년 개교 대동 중심학교 자리매김
백두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천혜 환경
운동장 한켠 12종 30여마리 동물원

오전 6시30분 ~오후 9시 엄마돌봄교실
방과후학교활동 9개 강좌 전부 무료
토요일엔 '즐거운 토요학교'도 운영
교사들 '대동나눔회' 5년째 제자사랑

"교장선생님, 초록이 새끼는 어디 갔어요?"
 
대동초등학교 운동장 한켠에는 학교동물원이 있다. 꽃사슴, 잉꼬 등 12종 3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사슴 울타리 앞에 서 있던 학생들이 김남조(58) 교장을 보자마자 아기 사슴의 안부를 챙겼다.
 
운동장 주변으로 아름드리 나무들이 서 있다. 학교 뒤편으로는 백두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운동장에서는 학생들과 병설유치원 원아들이 돌봄강사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놀고 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아이들이 뛰어노는 초등학교 운동장. 그 자체만으로도 흐뭇한 풍경이다.
 
1924년에 개교한 대동초등은 대동면의 중심 학교로, 9천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만큼 역사와 전통이 깊다.
 
대동초등에서는 최근 교사들에 의해 또 하나의 전통이 생겨났다. 2008년부터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대동나눔회'를 통해서이다. 대동나눔회에서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지역의 아동복지시설인 동광육아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 경비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제자들을 위한 교사들의 사랑은 5년째 계속되고 있다.
 
대동초등에서는 늦은 밤까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2011년에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엄마돌봄교실 학교로 선정된 후, 학생들은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학교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아침·저녁돌봄강사 각 2명이 학업과 건강까지 챙겨주고, 아침과 저녁식사도 제공한다. 점심 급식은 당연히!
 
올 2학기부터는 방과후학교 활동이 전 과목에 걸쳐 무료로 실시되고 있다. 컴퓨터(초·중·고급 과정반), 미술, 영어회화(학년별), 사물놀이, 합창, 보컬밴드, 바이올린, 방송댄스, 탁구 등 9개 강좌가 개설돼 있다. 학생들은 3~4개의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데, 특기 신장과 관련해 적잖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물놀이부는 대외활동도 늘어났고, 상도 수차례 받았다. 학부모들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모두 무료라서 사교육비가 필요없다"며 기뻐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즐거운 토요학교'를 운영한다. 이날은 컴퓨터, 독서, 연극, 축구, 탁구, 종이접기, 체육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평일과 다름없이 스쿨버스가 운행되는데, 참가율은 무려 89.8%에 이른다. 학교에서 다양한 과정으로 교육과 놀이가 이어지니, 학생들은 토요일에도 학교에 가는 게 즐겁기만 하다.
 

▲ 김남조 교장과 신한욱 어린이회장이 함께 꽃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지난 9월, 이 학교에 부임한 김남조 교장은 "학생이 가고 싶은 학교, 교사가 근무하고 싶은 학교, 학부모가 자녀를 보내고 싶은 학교가 되기 위해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장은 또 "대동초등은 학력 향상을 위한 학력캠프와 영어회화 실력 배양을 위한 영어체험실 등을 운영해 왔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 큰 학교로 전학갔던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교사들의 노력에다 농촌의 자연환경이 합쳐졌기 때문인데, 농촌학교를 살릴 방안이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동초등의 방과후활동 강좌는 교실이 아니라 활동실을 따로 두고 이루어진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방문한 날에는 5·6학년으로 구성된 보컬밴드부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보컬밴드 '백두산'은 김성훈 강사의 지도로 김창완밴드의 곡인 '개구쟁이'를 연습하고 있었다. 밴드 단원은 오디션을 통해 뽑는다. 김성훈 강사는 "시골 학교에서는 접하기 힘든 프로그램이라 학생들이 더 재미있어 한다"면서 "밴드 활동을 하다 보면 창의력과 협동심이 커지는 장점이 있다"고 교육적 효과를 설명했다.
 
대동초등 어린이회장 신한욱 군도 베이스기타 연주로 밴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신 군은 "우리 학교는 나무가 많아서 좋아요. 동물원 보셨어요? 꽃사슴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신 군은 "학예회가 오는 26일인데, 꼭 보러 오세요. 보컬밴드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게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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