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2회 개천예술제 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 초등 기악부문 1등상의 실력을 자랑하는 김해대곡초등 국악관현악단의 연습 모습. 안은희 음악전담교사가 지휘를 하고 있다. 사진/ 박정훈 객원기자 punglyu@hanmail.net
분성산 아래 숲으로 둘러싸인 교정
전국 최고 초등 국악관현악단 '삼매경'
올해 진주 개천예술제에서 최우수상
사물놀이반도 빼어난 실력 갖춰

2005년 개교…인성교육실천 우수학교
바르고 고운 언어습관 교육에 심혈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도 전교생 함께
매일 '10분 독서시간'으로 책읽기 권장

"진짜 초등학생들 맞아요?"
 
지난 6일 열린 제62회 개천예술제 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 경연장에서 김해대곡초등학교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를 듣고 있던 관객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초등학생들의 실력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수준급이었기 때문이다. 연주 시간 3분이 지나면 연주를 중단시키는 종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이 학교 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한 8분 내내 끝내 종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심사위원들마저 넋을 놓고 연주를 들었던 것이다. 김해대곡초등은 이 대회에서 초등 기악 부문 1등상(최우수상)을 받았다.
 
김해대곡초등은 2005년 개교했다. 어방동 대단지 아파트 뒤편 분성산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학교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학교에 부임한 지 3년째인 홍성점 교장은 "학교는 공부하는 곳, 학원은 학생을 돌봐주는 곳이 돼야 하고, 교사는 수업을 잘해야 한다"며 "학교의 본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학생들의 학력 향상과 교실의 수업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력 향상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의미.
 
홍 교장은 그러면서 직접 국악관현악단이 연습 중인 음악실로 기자를 안내했다. 40명의 국악관현악단원들이 한창 연습 중이었다. 안은희 음악전담교사의 지휘를 받고 있는 단원들의 눈빛이 한결같이 진지했다. 전국대회 1등이라더니, 정말이지 '이들이 진정 초등학생?'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연주 실력이 대단했다. 모둠북을 담당한 김백겸(6년) 군은 "연주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활짝 웃었다.
 

▲ (위)실제 공연을 방불케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물놀이반의 연습 장면. /(아래)홍성점(맨왼쪽) 교장, 김다은 어린이회장, 조반월 교감, 양대해 어린이부회장, 이병회 행정실장.
국악관현악단의 연습이 끝나자 이번에는 사물놀이반원 13명이 등장했다. 지난 12일 열린 김해평생학습·복지 어울림마당의 '어린이동아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팀이다. 연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절로 어깨가 들썩거려졌다.
 
안은희 교사는 대학시절에 해금을 전공했다. 비전공 분야는 직접 배워서 가르친다. 그런 안 교사의 열정은 학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수됐고, 이 학교에는 전통악기 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김해대곡초등은 인성교육실천 우수학교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언어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한편, 학생들 스스로 바르고 고운 언어습관을 가지도록 교육하고 있다. 학생들은 언어폭력 관련 영상물을 시청한 뒤 자신의 생각을 담은 소감문을 쓰고, 친구들끼리 어떤 말을 사용하고 있는 지 자체 조사를 하기도 한다. 양대해(6년) 어린이부회장은 "우리 학교에는 거친 말을 쓰는 친구들이 없고, 폭력을 쓰거나 왕따를 하는 친구들도 없다"고 자랑했다.
 
학교가 산 중턱으로 지대가 높은 곳에 있다 보니 등교 때는 등산하는 기분이 들지만, 그 덕에 비만아동의 비율이 낮고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교사들은 '움직임 활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제기차기 같은 민속놀이도 가르치고 있다. 전통놀이가 잊혀져 가는 것을 아쉬워해서이기도 하지만, 건강에도 좋은 놀이이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북돋워주고 감성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아침마다 10분씩 독서시간을 실시하고 있다. 도서관 이용자교육은 물론, 소식지 발행·문화강좌·독서릴레이 관련 행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김다은(6년) 어린이회장은 "학교도서실에 좋은 책이 많아 마음껏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음악을 통한 감성교육, 움직임 활동을 통한 행복교육, 독서를 통한 지성교육을, 이 학교에서는 '빛깔을 찾아가는 3색 교육활동'이라 부른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마음을 고운 빛깔로 물들이기 위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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