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김해를 찾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장유건강증진센터에서 시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4·2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해을 보궐 선거를 두고 '최대 접전지'라며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야당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청와대비서실장, 한명숙·이해찬 전 총리,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 씨 등 '중량급' 인사들이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한나라당에서는 '김태호 출마설'이 흘러 나왔다.

초기 여야 거물급 인사 출마설에 최대 접전지 표심 떠보기 지적
정치권 "총력" 뜨거운 관심 불구 표심은 "지역여론 제대로 안들어" 

그러나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역 민심 떠보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야권 단일화도 복잡한 양태를 띠고 있으며 한나라당에서는 고만고만한 인물들이 난립하면서 춘추전국 시대를 연출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권의 관심은 뜨겁지만 정작 지역 표심은 겨울바람 만큼이나 차갑기만 하다. 지역 주민들은 "한나라당이든 야당이든 김치국물부터 마시는 일은 멈춰야 한다. 정치권이 당선 가능성에만 몰두할 뿐, 정작 지역 민심과 숙원 사업에 귀 기울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김해을 선거구에 속하는 내외동에서 만난 서영숙(49·여) 씨는 "아직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선거철만 되면 정책 홍보만 하고 대부분 지키지 않으니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동 윤화순(48·여) 씨도 "매일 말로는 서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실제 달라진 게 없다"며 "이번에는 정말 듬직하고 진실한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야권 단일화를 주창하면서도 자당 후보를 내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20일 김해를 찾아 '바닥민심' 공략에 나섰다. 손 대표는 이인영·김영춘 최고위원, 백원우 의원과 함께 장유면 장유건강증진센터에서 시민들과 간담회를 한 뒤 내외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과 좌담회를 하고 지역 민원을 청취했다.
 
손 대표는 장유건강센터에서 열린 시민토론마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는 민주당에는 보배와 같은 지역"이라며 "이번 보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지지를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손 대표가 김해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는 대표 취임 후 치러지는 '첫 선거'이기 때문. 게다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곳 선거 결과가 민심의 향배를 알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김해는 노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서 갖는 상징성도 크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는 경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 김맹곤 시장이 당선돼 '영남은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통념을 깨뜨렸다. 또 민주당 최철국 전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지 17, 18대 연속 지역구를 지켰다. 그만큼 야당 지지기반이 튼튼한 편이다.
 
내외동 시장 상인 목판용(57·외동) 씨는 "최철국 전 의원이 이 곳 시장도 자주 찾아오고, 노인정도 자주 방문해 인근 시장상인들에게 평판이 좋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최 모(53·내동) 씨도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돌아가셨는데, 야당에 힘을 실어 이명박 정권의 독선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야당이 안심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김맹곤 후보가 승리하긴 했지만 한나라당 시장후보가 둘로 갈라져 '운 좋은 당선'이라는 말도 흘러 나왔다. 당시 김맹곤 후보는 34%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고 한나라당 박정수 후보와 전 김해시장 김종간 후보(전 한나라당)는 모두 29%를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 한나라당 지지성향도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또 민주당 소속 최철국 후보의 결격 사유로 보선을 치르는 것도 야권으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해 토박이 김경진(52·내동) 씨는 "실수를 해도 믿고 기다려줘야 하는데, 지금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고 말했다. 장유면에 거주하는 김홍수(57) 씨도 "지금 야당을 보면 대안도 없이 싸우려고만 드는 정당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3+1'복지정책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3+1'은 최근 민주당이 제시한 무상급식·의료·보육과 반값 등록금 정책을 뜻한다. 이에 대해 택시운전을 하는 김 모(68·장유면) 씨는 "잘 사는 사람들은 알아서 다 잘 사는데, 어려운 사람들만 더 지원해줘야 맞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내외동 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김영림 (72·내동) 할머니도 "우리도 살림 살아보면 이것저것 돈이 많이 드는데, 다 무상으로 해준다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냐"고 말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