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삼계동 경전철 차량 기지내에 전동차들이 정차해있다.

4월 개통을 목표로 시험운전이 한창인 부산~김해 경전철이 최근 시험 운행 중에 잇따라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행사와 감리단은 본선로에서 일어난 사고도 아니고, 조작 실수에 의한 경미한 사고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차량 기지내 잇달아 사고 큰 피해 없지만 불안 증폭
"시험 운전 중 흔히 있는 일…구조적 결함은 없어"

▲탈선 사고 경위 =첫 번째 탈선 사고는 지난 14일 오후 7시30분께 김해시 삼계동 차량기지 내에서 발생했다. 종합기술시운전을 마친 전동차가 점검을 위해 검수고로 향하던 중 바퀴가 선로를 일부 이탈한 것이다. 운전을 하던 기관사가 검수고로 가는 경로를 단축하기 위해 출고선 곡선 구간을 규정 속도 이상으로 주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출고선은 원래 검수고에서 점검을 마친 경전철 차량이 본선에 진입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점검 예정 차량은 진입선을 이용해 검수고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기관사가 진입선이 아닌 출고선을 통해 검수고로 들어가다 사고를 낸 것이다. 일종의 역주행 사고인 셈이다.
 
이 사고로 시험 차량과 궤도, 전차선 일부가 파손됐다. 다행히 사고가 난 지점이 일반 승객 탑승 구간이 아닌데다가, 차량이 궤도를 이탈하는 즉시 전차선의 전원이 정상적으로 차단돼 인명 피해는 없었다.
 
두 번째 탈선 사고는 17일 오후 8시20분께 8시20분께 역시 삼계동 차량기지 내에서 발생했다. 차량 점검을 위해 수동 운전으로 검수고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이던 경전철 차량이 분기부(두 선로가 겹쳐지는 부분)를 통과하던 중 관제실 담당자가 실수로 선로전환기를 작동시켰다. 이 때문에 미처 분기부를 빠져나오지 못한 경전철 차량 뒷 부분이 옆 선로로 탈선했고 해당 전차선 일부가 파손됐다. 첫 번째 사고와 마찬가지로 수동 운전 구간에서 실수에 의한 사고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초에는 봉황역 인근에서 전동차끼리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문마저 떠돌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소문은 고장 전동차를 다른 전동차가 견인하는 훈련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 이상없나 =잇단 탈선 사고에 대해 부산·김해경전철 측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불안감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두 사고 모두 일반 승객이 탑승하는 본선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차량기지 내에서 발생한, 사소한 운전미숙에 따른 실수라는 것이다.
 
부산·김해경전철 관계자는 "정상 개통에 앞서 선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결함을 발견해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시험운전"이라며 "이번에 발생한 사고는 시험 운전 중인 국내 철도 사업장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정상 개통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감리단측도 "설계, 건설, 차량제조사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고 선로 지점과 차량 하부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였는데 특별한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는 여러가지 오류를 점검하기 위해 차량에 사람이 타 직접 조작하면서 시운전을 하는데 운전 조작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전철 측은 무인으로 자동 운행되는 일반 승객 탑승 구간에서는 같은 유형의 탈선 사고가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상 개통까지 2개월 이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기관사와 종합사령실 내 인력들의 훈련이 끝나면 차량 기지 내에서도 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김형길(43·외동)씨는 "사람이 운전해도 사고가 나는데 무인 시스템으로만 작동된다면 더 큰 사고가 안난다는 보장이 있느냐"면서 "특히 정해진 선로를 이용하지 않아 탈선사고를 냈다는 것은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개통 초기 부산 사상역~김해 삼계동간 23㎞를 오갈 경전철은 모두 50량으로 지난해 7월22일 전량 김해차량기지에 입고돼 매일 안전점검과 성능시험을 위한 시운전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