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설날처럼 긴 연휴에는 많은 이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낼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연휴를 틈타 남들처럼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도 비용이 만만치 않고, 집에만 있자니 황금같은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 같아 뭔가 아쉽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매일같이 나가자고 졸라대는 아이들을 감당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시내'에 나가봤자 복잡한 인파에 치이느라 피로만 쌓일 뿐이다. 그래서 긴 설연휴를 잘 보내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경험을 해볼 것. 둘째,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것. 김해 한림면 퇴래리에 있는 '한림민속박물관'은 이같은 조건에 꼭 맞는 곳이다.


'한림민속박물관'에는 마상태 관장이 30년 동안 전국을 돌며 수집한 골동품 2만여 점이 전시돼 있다.
 
골동품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는 것은 아니다. 마 관장은 이 물품들을 의·식·주에 따라 분류하고 이발소, 사진관, 학교 등의 테마공간을 만들어 전시했다. 민속박물관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우리 박물관의 가장 큰 장점은 조상들이 살아온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학생들이 역사를 이해하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쉬워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자부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곳은 또 없을 겁니다."
 
전시관은 농기구, 그릇, 베틀 등이 있는 제1전시관과 사진관, 만화방, 학교 등의 테마공간으로 꾸며진 제2전시관으로 나뉜다. 제1전시관에서는 조선후기부터 근대 개화기까지 일상생활에서 사용된 다양한 물품들을 엿볼 수 있다. 호패와 워낭 등 아이들이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나 봤을 법한 것들도 모두 갖춰져 있다.
 
제2전시관에서는 이삼십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키 작은 나무의자와 책상, 페달을 밟아야 소리가 나는 풍금, 난로 위에 얹은 양철도시락 등이 정겹다. 특히 이곳에서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모든 관람객들이 즐거워한다. 아이들은 지금과 다른 모습을 보며 신기해 하고, 어른들은 옛추억을 떠올리며 재미있어 한다. 엄마 아빠가 연주하는 풍금소리에 맞춰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계절에 따라 떡메치기, 탈곡체험, 단감따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한 편이다. 현재는 도자기 빚기, 나무조각 만들기 등 실내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만 운영하고 있다. 보통 30명 이상 단체로 신청을 받지만, 개인 및 가족 관람객들도 참가가 가능하다. 참가비는 1인당 1만원 정도이다.
 
마 관장은 "박물관에 한번 와보신 분들은 다른 분들을 모시고 꼭 다시 오신다"며 "학교에서 단체로 견학을 왔다가 부모님들과 다시 들르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진 골동품들 사이에서, 가족들끼리 역사공부 겸 놀이를 해보면 어떨까. 설명을 읽지 않고 어디에 쓰였던 물건인지 맞춰보거나, 옛날 교실처럼 꾸며진 테마공간에서 학교놀이를 해본다면 더욱 흥미로운 관람이 될 듯 하다. 다가오는 설연휴, 한림민속박물관에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관람료는 무료이다.

▶김해시 한림면 퇴래리 1107번지.
  055-345-7736.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