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연습경기를 마친 '인제FC'회원들이 삼방고등학교 운동장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가입 후 단체목욕으로 팀워크 다져
40대 주축이지만 축구 실력도 좋은 편
축구선수 출신 코치 기본기부터 가르쳐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난 뒤, 땀을 흠뻑 흘린 남자들이 목욕탕에 모두 모여 홀딱 벗고 목욕을 하는데, 어떻게 친해지지 않을 수 있겠어요? 아마 단체로 목욕탕에 가는 축구동호회는 우리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랑 목욕 한번 안 하시렵니까?"
 
직장인 축구동호회 '인제FC' 이승호(49) 감독의 말이다. 이 축구동호회는 삼방동 한일아파트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1992년 '한일조기회'라는 이름으로 창단했다. 초창기 회원 수는 15명이었지만, 현재는 43명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김해를 대표하는 직장인 축구동호회로 이름이 나 있으며, 회원들의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이 동호회는 5년 전 인제대 운동장에서 삼방고등학교 운동장으로 연습구장을 옮겼다. 하지만 동호회 이름은 오히려 '한일조기회'에서 '인제FC'로 바꿨다. 회원의 범위를 한일아파트 주민에서 벗어나 어방동, 삼방동 주민들로 확대하기 위한 조치였다.
 
비록 동호회의 이름은 바뀌었지만, 회원들 간의 끈끈한 정은 변함이 없다. 회원들은 그 비결이 '단체목욕'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동호회에 가입하면 무조건 달목욕을 끊습니다. 회원들끼리 서로 등도 밀어주고, 가끔은 동심으로 돌아가 물장구도 치지요. 나이 먹어서 뭐하는 짓이냐고요? 서로가 알몸으로 마주했는데 더 이상 부끄러울 게 뭐가 있습니까? 온탕에 들어가 그날 경기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마누라 바가지 긁는 이야기도 하고 그러지요. 하하!" 이 감독이 호탕하게 웃었다.
 
'인제FC'의 연습은 매주 일요일 오전 7시에 시작된다. 때에 따라 정오까지 연습이 계속되기도 하는데, 오랜 시간 운동장에서 뛰다 보면 온 몸이 땀에 젖는다. 이때 쯤이면 냉수마찰과 함께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해지기 마련이다.
 
"목욕탕에서 나오면 몇몇은 따로 어울려 호프집으로 향합니다. 점심식사 하면서 반주 한 잔을 하는 게지요. 이런 활동을 20년 동안 해오다 보니 이제는 자연스럽습니다. 어떤 회원은 미리 우리 동호회의 분위기를 알고 찾아오더군요." 전재훈(33) 코치가 자랑을 했다.
 
이 동호회의 축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류두일(44) 부회장은 40대가 주축인 축구동호회 치고는 팀 실력이 꽤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 코치가 대학 축구선수 출신이예요. 초보회원이 들어오면 기본기를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기초부터 차근차근 잘 가르쳐 줍니다. 또 삼방고등학교 운동장을 같이 쓰고 있는 '화인축구회'랑 자주 친선 경기를 갖고 있는데, 실전 경기를 통해 대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오는 11일부터 김해시생활체육회장기 축구대회가 열리는데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몇 달 전부터 연습을 부지런히 해왔지요." 이 회장의 얼굴에 자신감이 비쳤다.

문의/김도진 총무 011-879-9101, 온라인카페 http://cafe.daum.net/INJE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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