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분규 없고 관리비 낮아야
전통시장 점포 이용 때 일정 금액 적립
관리비 차감 '비제로' 상생 사업 추진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이다."
 
윤수경(여·47·북부동)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경남지부장에 대해 주변에서 하는 말이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보통 한 해 수십억 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알고 보면 아주 중요한 모임이지만 주민들의 관심이 많지는 않다.
 
이런 이유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화합'이다. 자칫 잘못하면 열심히 일하고도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자중하고 있으면 하는 일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윤 회장은 김해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회장을 지난 2010년 1월 20일부터 시작했으며, 2년 임기를 끝내고 연임을 하게 됐다. 지난 6월 29일부터는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경상남도지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그는 "김해지역의 경우 250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이 51만 인구 중 3분의 2가 넘는다"며 "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나타낼 수 있는 기구를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든 일에 적극적인 성격은 어렸을 때부터 있었다고 한다. 대학에 입학한 뒤, 어떤 동아리를 할까 하다 멋져 보이는 유도부를 선택했다. 당시 여성 회원들은 직접 유도를 하지 않고 모임 운영을 돕기만 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딱가리' 하러 유도부에 온 게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남자 선배들 사이에서 '낙법'을 하는 등 제대로 훈련했다"고 회상했다.
 
입주자대표회 간 연합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계기도, 케이블 방송사의 횡포를 지켜볼 수 없어 함께 들고 일어선 데서 비롯됐다. 그는 "가야방송 유선비가 CJ 인수 전에는 월 3천 원 이하였는데 갑자기 5천500원으로 올랐다"며 "지금까지 잘 보고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인상하는 건 곤란하다고 기자회견도 하고 몇 달간 요금을 안 내고 버티기도 했다. 결국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입주자대표회의 간 연합체를 만들겠다고 이를 악물었다"고 밝혔다.
 
이후 윤 회장은 지난 2009년 9월 김해시연합회를 만들어 전국연합회에 등록했다. 지난 1월부터는 경남연합회 결성을 추진해 6월 29일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도와줘 사무실을 마련하고 창립행사를 하는 데 500명 넘게 참석한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해 그가 추진 중인 중요한 일은 '비제로' 사업이다. 비제로는 아파트관리비를 최대한 낮추겠다는 뜻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비제로에 가입한 전통시장 점포를 이용하면 일정한 금액을 적립해 관리비에서 차감해주는 상생 아이디어다. 상인 입장에서는 약간 물건 값을 깎아주는 대신 가게 홍보가 되고 더 많은 손님이 찾아올 수 있다. 아파트 주민은 대형마트보다 가까운 곳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어서 좋다.
 
한편, '김해시푸드마켓'은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과 연계해 아파트 안에서 기부행사를 하는 사업이다. 최근 내외동 현대2차 아파트에서 푸드마켓 행사를 진행해 비누, 참기름, 라면 등 생필품과 기금 170만 원을 모았다. 또 북부동 삼계부영 7차 아파트에서도 생활용품과 기금 120만 원을 모았다.
 
이밖에도 김해시자원봉사센터와 협약한 '1365 자원봉사 아파트 만들기 세상' 사업, 김해시 환경정책과와 함께 하는 '녹색아파트 만들기' 사업, 어방동 자생병원과 협력하는 '장례서비스 지원' 사업 등 하는 일이 참 많다.
 
윤 회장은 "아직 구상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일이 많다"며 "오는 29일에 사무실 이전개소식 겸 총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비전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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