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했던 스무넷에, 티나 실리그의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만났다.
 
이 책은 미국 스탠퍼드대의 티나 실리그 교수가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미래 인생 보고서이다. 책 제목을 보았을 때 쉼없이 달려오기만 했던 나에게 한 줄기 빛을 선사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책을 읽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의 내용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려면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 껍질을 깨어준다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책 또한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나는 현실에 순응하는 나약하고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몇 개월 전, 힘든 시기가 있었다. 집에 혼자 있으면 멍해지고,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도 귀찮아서 피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을 우울한 채로 지냈다. 그러다 우연히 청소년문화의집 도서 정리를 하던 중 이 책을 발견하고 다시 꺼내 읽어보았다.
 
두 번째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성공'이 아닌 '실패'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세상을 살면서 젊은 나이에 성공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오히려 성공의 반열에 오른 사람일지라도, 그 자신만은 실패 투성이인 삶을 살아왔다고 말할 것이다.
 
저자는 최대한 많이, 최대한 빨리 실패하라고 말한다. (나의 인생은 최대한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도전을 많이 하지 않은 축에 속한다) 성공하는 사람의 바닥은 고무바닥과도 같다. 더 깊이 실패해야 더 높이 성공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인생엔 항상 굴곡이 있다고 책은 말한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기회를 반드시 붙잡아라."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이 문구가 단지 멋있게 들린다는 이유로 핸드폰 메모장에 적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왜 확실하지도 않은, 터무니없어 보이는 기회를 붙잡으라고 하는 걸까? 인생은 끝이 보이지 않는 숲을 지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기회를 붙잡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갖는 기대를 뛰어넘기로 결심하는 일이다. 결국 믿어야 할 사람은 나 자신, 달리 말하면 목표 달성의 유일한 방해물은 '나 자신'일 뿐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말고, 저자의 말도 듣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라고 말한다. 이 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귀 기울여야 할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다.
 
지금보다 젊었을 적에 나는 하루빨리 안정된 삶이 오기를 소망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꿈이 있고 불확실한 앞날이 있기에 우리는 더 치열하게 살아보려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고, 성공했다고 해서 자만하지 않는 삶이 진짜 성공한 삶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Who >> 김경옥
1987년 김해 출신. 김해청소년문화의집에서 청소년지도사로 활동하면서, 청소년 동아리활동 및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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