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기타 동호회 '행복의하모니' 회원인 문기오(54) 정상진(56) 신대호(45) 김수옥(52) 김효연(55) 유순선(50) 씨(왼쪽부터)가 발표회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
4년 전 자동차 유리점 빈 공간에서 출범
아줌마·아저씨 회원들 열정으로 뭉쳐
음악 통한 소통과 이웃사랑 봉사활동

"승냥이 울음 따라, 따라 간다 별 빛 차가운 저 숲 길을…."
 
'일기' '일어나' '숨어 우는 바람소리'…. 어방동에 위치한 한 연습실에서 오래된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가슴에 꼭 달라붙어서 그 울림을 심장으로 고스란히 전해주는 악기,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10여 명의 회원들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 각자의 손끝에서 피어난 통기타의 음률은 공중에서 만나 자연스레 '하모니'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행복의하모니김해통기타사랑(이하 행복의하모니)' 회원들은 매주 월·수·금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통기타 연습을 하고 있다.
 
통기타에 매료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동호회, '행복의하모니' 회원들은 언뜻 보면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들이었다.
 
신대호(45) 총무는 회원 자격에 대해 묻자 "기타 연주나 노래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 열정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회원들은 평범함 속에 '열정'이란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다시, 잠잠하던 손가락들이 여섯 개의 통기타 줄을 튕기기 시작하자 '비범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이들은 4년 전, 자동차 유리점의 빈 공간에서 처음으로 통기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날의 공기는 차가웠다.
 
'음악을 통한 소통'을 지향하며 태어난 동호회지만 막상 출범하고 보니 신경 써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행복의하모니'를 위한 과정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전문적으로 음악 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주부들도 있어서 막막함은 더욱 컸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상호간의 격려를 통해 차근차근 해결됐다. 회원 이영수(54) 씨는 "각자가 처한 환경을 넘어선,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우리 동호회의 원동력"이라며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리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 중 일부는 자연스레 지역사회가 주최하는 공연이나 주민 행사, 요양원 공연 등에 여러 번 초청됐다.
 
회원들은 한결같이 통기타를 치면서 얻은 기쁨 중 하나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꼽았다. 회원 전병태(67) 씨는 "교장 정년 후 탁구를 같이 배우던 지인의 소개로 통기타 연주를 시작하게 됐는데 봉사를 할 수 있어서 보람이 크다"며 "만약 기타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삶이 굉장히 삭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진(56) 회장은 "불우이웃이나 새터민을 위한 공연, 양로원 공연 등에서는 멜로디를 통해 모두가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각종 행사가 많이 열리는 매년 연말이면 이 동호회는 바빠진다. 그러나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 음악을 통한 소통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김효연(55) 회원은 "우리 동호회에 가입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기쁨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신대호 총무 010-5580-2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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