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산2주공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송양선 씨
친어머니 돌본 경험으로 요양보호사 일해
봉사정신이 입주자대표 역할에 큰 도움

구산2주공은 단합 잘 되기로 이름난 아파트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그리고 입주민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사이좋게 잘 지낸다.
 
오는 29일에는 김해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가 주는 '함께하는 아파트상'도 받을 예정이다.

주민들은 송양선(여·59)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일을 맡으면서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송 회장은 지난해 5월 주위의 권유로 동대표를 맡으면서 입주자대표회의 총무를 겸했다. 지난 1월부터는 임시회장을 하다가 6월에 주민투표를 통해 정식 회장으로 취임했다.

송양선 회장이 이끄는 입주자대표회의 17기는 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한다. 회의가 열리면 거의 다 참석해 머리를 맞댄다. 가구 수가 적은 단지라 부녀회가 없는데 입주자대표회의와 통장 2명, 관리사무소가 힘을 모아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다.

올해 송 회장은 일을 맡고 나서 아파트 벽면을 산뜻한 색으로 칠하고, 밖에서 단지로 들어오는 입구도 그럴 듯하게 꾸몄다.

송양선 회장은 "아파트 도색은 원래 5년에 한 번 정도는 해야 한다. 그런데 계속 미뤄졌고 이번에 두 번째 도색을 했다"며 "아파트 화단도 오래 전에 만들어져 정비가 필요했다. 사람들이 밟고 다녀 화단인지 길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는데 이번에 손을 봤다"고 밝혔다.

송양선 회장은 단합을 잘 이끌어내는 비결에 대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내 직업이 요양보호사다. 봉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라며 "아픈 친어머니를 20여 년간 보살핀 경험으로 요양보호사 일을 했다. 그랬더니 입주자대표회 일도 저절로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올해 83세인 송 회장의 어머니는 뇌졸중으로 오랫동안 병치레를 하고 있다. 송 회장은 김해로 이사 온 후에도 어머니가 있는 부산 기장군까지 매일 간호를 하러 갔다.

요즘 들어 송 회장은 옆 아파트에 사는 89세 할머니를 요양보호하고, 송 회장 어머니는 다른 요양보호사가 챙겨주기로 했다. 그는 "기장까지 버스를 타고 가면 3시간이 걸린다. 경전철이 생긴 다음에는 2시간 걸린다. 매일 오전 5시 30분에 기장으로 출발했다"며 "이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웃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를 돌봐주는데 친정어머니처럼 대하면 된다"고 말했다.

송 회장의 이런 경험을 활용해 구산2주공 입주자대표회의는 노인들이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한 달에 한 번씩 노인정에 과일과 쌀을 기증하고 함께 밥을 지어서 먹곤 한다. 송 회장은 "요양보호사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일은 나이와 상관없이 봉사정신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100세 시대가 온다. 옛날에는 일을 안 할 나이가 지금은 한창 일할 나이다. 지금도 월급 타면 노인정 할머니들 맛난 것 사줄 수 있어 참 기쁘다"고 덧붙였다.

송양선 회장은 "본업으로 바쁠 때도 있지만 아파트 구성원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솟아난다"며 "가야문화 발원지인 구산동에서 우리 아파트가 가장 살기 좋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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