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청 앞이 연일 시끄럽다.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된 가야IBS 노조의 천막농성 및 집회 때문이다. 아침 출근길마다 시청 앞에서 울려 퍼지는 노조원들의 외침을 시민들은 한 달째 듣고 있다. 시청 주변에는 플래카드도 즐비하다. 모두 시내버스 공영제 요구와 김해시가 중재에 나서달라는 내용이다. 이쯤 되면 시민들도 불편하고 답답해진다.
 
지난해 김해시는 시내버스 업체에게 약 100억 원의 운영보조금을 지급했다. 2001년 6억 원이었던 보조금이 10년 사이 크게 뛰어올라 의아해 하는 시민들도 많다.
 
시민들은 시내버스 운영 업체에게 100억 원이라는 엄청난 혈세를 지급하면서, 노사 간의 문제조차 중재하지 못하고 팔짱을 끼고 있는 김해시가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론 의구심을 갖고 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김해시가 이 사태에 대한 중재에 나서지 않는 것일까?
 
지난달 29일 오전, 가야IBS 노조원 7명이 부당해고 해결 중재 등을 요구하며 시장실을 방문했다. 몇몇 시 관계자들과 노조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맹곤 시장은 노조원들이 시장실을 방문하자 "외근을 나가야 한다"며 노조원들을 만나주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 노조원들은 그 후에도 시장면담을 요구하며 1시간 가량을 더 머물렀는데, 한 공무원이 "다음 주 중 시장을 만날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말을 하자 해산을 했다고 한다.
 
이후 노조원들은 지금까지 시장과 면담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과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겠다던 김해시 공무원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노조원들은 시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정이 함께 참여하는 중재회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회사 측이 거부한다는 이유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 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연말이면 김 시장의 일정은 빡빡하다. 각종 행사와 업무회의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엎드리면 코 닿을 곳에 있는 시청 앞 천막농성장에 김 시장이 관심조차 주지 않는 것은 너무한 일이지 싶다.
 
노조원 2명이 복직될 수 있도록 힘을 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퍼주기 논란으로 비화할 정도로 김해시가 시내버스 업체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면, 최소한 노조원들이 요구하는 시내버스 공영제에 대한 입장만이라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게 도리가 아닐까?
 
며칠 뒤면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대선 후보들 모두 소통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년여 뒤엔 김해시장 선거가 있다. 시민들은 소극적인 자세로 소통하지 않는 시장을 원치 않을 것이다. 허심탄회하게 시민들과 소통하고 투명하게 행정을 하는 시장을 기대할 것이다. 가야IBS 노조원도 한 사람의 시민이다. 당장의 해결은 어렵더라도 추운 겨울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조원들의 말에 한 번쯤 귀를 기울여 주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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