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서갑수 경영학부 교수의 말이다. "이번에 김해학 세미나와 관련해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해상공회의소의 활동을 주욱 살펴봤는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기가 어려웠다."
 
그는 또 이렇게 지적했다. "김해지역에는 경제·산업부문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싱크탱크'가 없다. 김해상의가 일정 부분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공회의소'는 전국적, 세계적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유일의 종합경제단체다. 대한상공회의소 인터넷 홈페이지 인사말을 보면 "홈페이지를 통해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기업이 대응하도록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겠다. 앞으로도 내용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보완 개선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돼 있다.
 
김해상의는 어떨까? 인사말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강복희 김해상의 회장은 "기업과 함께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공하겠다. 디지털 시대에 기업과 수평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함께 성장하는 경제단체가 되고자 한다. 김해상의의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그러나 김해상의의 홈페이지에는 새로 올라오는 쓸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는 지역 상의의 소식을 검색할 수 있는 메뉴가 있다. '김해상의'를 선택하면 신년인사회 등 29개 소식만 나열돼 있을 뿐이다. 도청이 있는 창원상의의 413건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규모가 엇비슷한 포항 919건, 구미 747건, 진주 244건, 마산 198건 등에 비해서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더구나 규모가 더 작은 양산 79건, 거제 44건보다도 적은 형편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경제동향 등 기본적인 통계조사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해상의는 홈페이지에서 지역경제동향, 기업경기전망, 기업경영 애로요인, 세무 및 노동정책, 제조업체 휴무동향 같은 지역연구조사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역소식란만 해도 2008년 9월 19일을 마지막으로 게시물이 실종된 상태다. 이마저도 그해에 단 한 건밖에 올라 있지 않다. 보도자료는 2008년도 1월 29일 설날 휴무조사 보고서가 마지막이다. 정책건의는 2007년 7월 19일 부산~김해경전철 관련 자료가 마지막이다.
 
김해상의 관계자는 "김해에는 영세사업장들이 많아 조사하는 데 애로가 있다. 설문지를 보내도 응답을 잘 안 해오는데, 그렇다고 해서 조사인원을 늘릴 수도 없는 형편"이라면서 "김해상의가 활동을 하긴 많이 하는데 홈페이지에는 일일이 소개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해명은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지만,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으면 회원기업을 비롯한 외부에서는 알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해상의 사무국은 강복희 회장의 일정조차 잘 모르고 있다. 회장의 일정표에 대해 물으면 "그런 건 없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 까닭에 김해상의를 바라보는 회원 기업들과 시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김석계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나는 지역에서 기업인들과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인데, 김해상의 관계자들은 마주친 기억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재선의 강 회장과 상의 사무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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