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광원(35), 정승환(36), 이정호(43), 이동엽(30), 전명주(30), 공정현(38), 장현리(30) 회원
1년간 촬영한 사진으로 천체달력 제작
사진 한 장마다 담긴 추억 제각각
김해시 '별의 도시'이미지 구축하면 좋아

2005년에 '김해천문교사모임'이 생겨났다. 특별한 과학지식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별과 우주를 사랑하는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뜻을 모은 것이다. 회원 12명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수로왕릉 수로문 앞에 모여 천문우주 이론을 공부하고, 정기적으로 천체 관측을 한다. 이 동호회는 올해들어 김해교육지원청에 교과교육연구회로 등록을 했다. 그래서 새 이름이 생겨났다. '김해천문교과연구회'다.
 
'김해천문교과연구회'는 교육청 주관 교과연구회 연구발표회에서 우수연구회로 선정돼 지난 12일 교육장 표창을 받았다. 최근에는 1년 동안 촬영한 천체 사진으로 천문달력을 제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김해봉황초등학교 시청각실. 김해천문교과연구회는 김해교과교육연구회에 소속된 다른 11개 팀과 함께 지난 1년간의 활동을 정리하기 위해 모였다.
 
김해천문교과연구회 회원들은 복도에 전시된 '동호회 달력'을 보면서 너나 없이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김해교육지원청의 연구회 지원금 170만 원으로 제작한 이 달력 속에는 동호회 활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가야고분, 봉하마을, 장유사 등 김해의 문화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천체 사진은 다양한 배경만큼이나 수많은 에피소드도 내포하고 있었다.
 
"5월 쯤이었을 거예요.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근처에서 천체 촬영을 하는데, 경비 중이던 경호원들이 오해를 해 쫓아 내기도 했어요" 이정호(43·어방초등 교사) 회장은 '북쪽하늘 일주'라는 사진이 탄생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장현리(30·합성초등) 교사는 김해읍성 공진문에서의 에피소드를 기억해 냈다. 장 교사는 "오전 8시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취객이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언쟁을 하는 와중에 카메라 삼각대가 넘어져 버렸다. 다행히 카메라는 무사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정신이 아찔해 진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밤 하늘 천체를 관측하는 동안만큼은 바쁜 일상에서 비껴서 있게 된다. 그 순간에는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 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호 회장은 이를 두고 '힐링'이라는 단어를 썼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과 감동은 제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밤 중에 운동장 한 가운데서 교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우주를 관찰하는 아이들 눈망울이란.
 
이정호 회장은 "김해는 경남 유일의 천문대가 있는 도시"라면서 "김해가 '별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으면 좋겠는데, 지금부터 그런 인식을 확장시켜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경제적 여건이 허락되면 천체 사진 전시회도 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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