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명림·김현옥 씨
친환경 LED등 달기·하천정화 등 벌여
아파트 앞 개울 생태하천 복원 이끌어내

집 앞으로 개울이 흐르고 바람과 햇볕이 따사로운 아파트. 단지 안 산책길을 걸으면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서유럽에나 있을 법한 풍경을 가진 장유 팔판마을 푸르지오5차 아파트다. 14개 동 977가구가 자연 속에서 어우러져 생활하고 있다.
 
이곳 입주자대표회의 류명림(51·사진 오른쪽) 회장과 김현옥(여·63) 부녀회장은 환경도 좋고 에너지도 절약하는 아파트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이들도 다른 주민들처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찾아 창원에서 옮겨왔기 때문이다.
 
류명림 회장은 창원시 대방동에 살다가 3년 전 장유로 이사 왔다. 직장은 여전히 창원에 있지만 장유에 살고 싶어서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2010년 1월부터 주변의 권유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았다. 앞서 2009년 7월에 동대표를 하면서 입주자대표회의와 인연을 맺었다. 류 회장은 "우리 아파트는 하천을 끼고 있어서 걷기가 좋다"며 "공기도 맑고 물이 깨끗해 창원에는 없는 곤충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현옥 회장도 창원시 용호동에 살다가 공직자였던 남편의 은퇴를 계기로 장유로 넘어왔다. 창원에서 관변단체 활동을 했던 경험을 살려 부녀회장을 한 지 3년이 지났다. 김 회장은 "애들도 다 컸고 남편이 은퇴했는데 복잡한 도심에 있을 필요가 없더라"며 "산 좋고 물 맑은 곳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푸르지오5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는 올해 녹색환경 LED등 달기를 통한 절전운동을 벌였다. 전기를 적게 먹는 전구로 바꿔 달아 이전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여기서 나오는 탄소 포인트를 모아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 '아나바다' 장터를 열어 잘 쓰지 않는 물건을 바꾸거나 판매해 수익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14일에는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쌀, 고구마, 라면 등 생활용품을 기증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류명림 회장은 "전기절약 운동이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새해에는 물 절약운동으로 녹색환경을 만들겠다. 요즘 좌변기 물 조절장치를 어떻게 설치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을을 지나는 생태하천을 가꾸는 노력도 활발하다. 매달 부녀회원들이 모여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여름에는 황소개구리 퇴치운동도 벌인다. 김현옥 회장은 "매달 부녀회원 15명 정도가 모여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주변을 청소한다"고 웃었다.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가 이런 노력을 기울이자 김해시는 팔판마을 앞을 지나는 개울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있던 개울을 개발 과정에서 콘크리트로 포장해 놨기 때문이다. 보기에도 좋지 않고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없어, 내년 초부터 100억 원을 들여 친환경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류명림 회장은 "지금 개발 중인 율하지구는 생태하천으로 꾸며졌다. 우리도 율하처럼 만들려고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던 게 결실을 맺었다"며 "외부환경 말고도, 아파트 공사 하자협의 등 내부환경 개선에도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대표를 하게 된 것도 대우건설과 하자보수 협의를 한 게 계기가 됐다"며 "지금은 서로가 제시한 금액이 맞지 않아 협의를 중단하고 소송에 들어가게 됐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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